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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인 시대’ 기대-우려 교차
입력2004-03-24 00:00:00
수정
2004.03.24 00:00:00
박동석 기자
4ㆍ15 총선을 계기로 여성 정치인 시대가 열리고있다.
보수의 법통을 잇는 한나라당이 `탄핵정국` 위기 속에 총선을 이끌 당 대표로 박근혜 의원을 뽑고 원내 2당인 민주당이 40대 추미애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단독 추대한 것은 달라진 정치환경을 반증한다.
특히 한나라당 전여옥, 민주당 이승희, 열린 우리당 박영선 씨 등 주요 정당 대변인을 여성 정치인이 맡고있다.
이에 따라 남성 일색이었던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각당의 공약에 따라 17대 비례대표 의원 56명 중 절반 이상이 여성으로 채워지게 됐고, 한나라당 8명, 민주당 12명, 열린우리당 11명 등 24일 현재 원내교섭단체에서 공천된 여성 후보가 30명을 넘었다.
더구나 주요 정당의 지역구 여성공천자 중 절반 가까이는 당선권으로 분류되고 있어 전체 299석인 17대 국회의 여성의원은 적어도 40명 안팎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적어도 4년전까지만 해도 여성정치인 대부분이 각당의 구색 맞추기 차원에서 선발된 배려 케이스였던 것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국민 대중이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역할을 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여성이 남성주류 사회에서 한국정치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사회적 성숙도 측면에서 볼 때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비례대표 여성할당제 실시에서 보듯 여전히 인위적인 잣대가 적용되고 있고, 최근 여성정치인의 부상이 `남성의 실패`에 대한 반사이익적 성격이 강하다는 주장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도 24일 자당 여성후보 출정식에서 “남자 정치인들이 지역주의에 기생해오면서 부패를 저질러온 데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깨끗함과 생활정치를 소명으로 한 여성이 남자정치인의 자리를 대신해 의사당 주역으로 등장, 한국정치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정치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상당수 여성정치인이 출신 배경과 학맥, 사회 경력 면에서 일반 여성대중과 유리된 `여성귀족`의 모습을 띠고 있는데다, 과거 1인 보스의 배려로 정치권에 입성한 여성들이 자리를 대물림하면서 그들만의 목소리를 주로 대변하는 등 태생적 한계를 벗지 못한 점에서 기인한다.
박근혜 대표부터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의 향수가 정치 입문및 성장의 계기가 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추미애 의원의 경우 판사 출신에 `대구에서 태어난 호남 며느리`란 지역적 배경이 자신의 주요한 정치적 자산임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여성의 갑작스러운 정치진출 확대에 대해 “정치문화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와 “또 다른 패거리 정치만 낳을 것”이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박동석기자, 안의식기자, 김민열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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