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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역전의 드라마를 만들겠다.”(김쌍수 LG전자 부회장) LG전자는 휴대폰 실적 악화 등으로 올 상반기 증시에서 이른바 ‘왕따’주였지만 올 하반기에는 환골탈태를 꿈꾸고 있다. 환율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휴대폰ㆍ디스플레이 시장의 경쟁 심화 등의 악재에도 원가 혁신, 수익 경영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자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지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2ㆍ4분기가 실적 바닥= LG전자는 올 2ㆍ4분기에 영업이익 1,905억원을 기록, 시장 전망치는 1,418억~1,836억원을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였던 휴대폰 부문의 영업 적자가 30억원으로 1ㆍ4분기(309억원)보다 대폭 줄어든 게 눈에 띈다. 이승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전 부문에서 프리미엄급 제품의 출하, 비수기에도 PDP 부문의 견조한 판매, 우려했던 휴대폰의 선전이 실적 호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주가도 실적 발표일인 지난달 19일 5만1,700원에서 최근 20%나 급등, 긍정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권성률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3ㆍ4분기 휴대폰의 흑자 전환, 디지털미디어ㆍTV 부문의 하반기 이익 개선으로 올 2ㆍ4분기 실적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춰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 후반전을 기대하라”= 김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이제부터 상반기 어려움을 극복하는 반전이 전망된다”며 “패기 넘치는 플레이와 응원의 함성이 어우러져 후반전 역전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원가혁신, R&D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각종 대외 악재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핵심 경영 키워드는 ‘수익성 경영’이다. PDPㆍLCD 등 디지털TV와 고가 휴대폰 등을 내세워 수익성 극대화에 나선다는 것. 북미와 유럽 시장이 집중 공략 대상이다. 북미시장의 경우 휴대폰 점유율을 현재 17~18%에서 올해말 20%까지 끌어올리고 냉장고, 세탁기 등 5개 핵심 부문에서 ‘프리미엄 LG’ 전략을 강화키로 했다.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적 경영혁신(TDR), 6시그마 등 원가 혁신 작업도 가속화한다. 또 R&D와 디자인 역량을 강화, 초콜릿폰에 이은 히트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휴대폰 등 고른 성장 기대= LG전자의 대폭적인 실적 개선은 늦어도 올 4ㆍ4분기에는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LG전자의 경우 휴대폰 판매량이 전통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고, 가전 등의 수익성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승혁 애널리스트는 “올 3ㆍ4분기에 비수기인 가전 부문은 부진하겠지만 휴대폰 부문이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 것”이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조9,200억원, 2,206억원으로 2ㆍ4분기보다 각각 2.1%와 15.8%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활가전의 경우 김치냉장고의 계절적인 성수기,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 확대, 미국 대형 유통 채널에서 판매 증가 등으로 성장세가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PDPㆍLCD TV 등의 판매 호조로 올 3ㆍ4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휴대폰의 경우 ‘초콜릿폰’ 후속 모델 출시, 북미 CDMA 사업자 매출 증가, GSM 유통시장 매출 확대 등을 통해 전분기보다 약 10%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권영수 LG전자 재무담당최고경영자(CFO)도 “올 3ㆍ4분기에 휴대폰 사업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디지털디스플레이, 디지털미디어 등 나머지 3개 사업 부문도 2ㆍ4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출 비중이 40%에 이르는 휴대폰 부문의 경쟁 심화, LG필립스LCD 등의 지분법 평가 손실, PDP 부문의 감가상각비 부담 등은 LG전자 실적 및 이익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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