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세계증시 심상치 않다(사설)

홍콩의 주가가 대폭락하면서 전 세계의 주요 증시도 동반 폭락, 세계적인 금융공황이 우려되고 있다.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로 불리는 이번 파동은 홍콩달러화 가치에 대한 불안이 주요 원인이다. 10년전인 지난 87년 10월19일 뉴욕증시를 강타, 뒤이어 세계 증시를 초토화시킨 「검은 월요일」(Black Monday)에 비견할 바는 못되지만 폭락의 행태는 당시를 방불케 한다.○전세계 증시가 동반하락 전 세계의 금융시장이 위기감으로 출렁대고 있는 것이다. 홍콩증시는 지난 23일 항생지수가 상오 한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선이 붕괴됐다가 전날보다 10.41% 떨어진 1만4백26.30포인트에 마감됐다. 홍콩증시 사상 하루 낙폭으로는 10년만에 최대다. 홍콩 장세는 세계 주요 증시에 즉각 도미노 영향을 미쳐 런던증시 3.06%, 뉴욕증시 1.97%, 동경증시는 3.03% 하락했다. 그렇지 않아도 외환위기로 흔들리는 동남아제국은 통화위기사태로 치닫고 있다. 홍콩주가는 「검은 목요일」의 폭락으로 4일만에 23%, 이달들어 31%가 떨어졌고 하루 낙폭으로만 시가 총액이 3천2백50억 홍콩달러(4백18억 달러)나 줄어 들었다. 이 여파로 은행간 초단기 금리는 하루짜리가 6.0%에서 3백%나 급등했고 1개월짜리는 10.71%에서 47.50%로 올랐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기아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가면서 주가도 겨우 반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판국에 또다시 난기류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24일의 종가는 전날보다 무려 33.15포인트가 빠진 5백70.91로 곤두박질쳤다. 환율도 급등세로 금융시장의 위기감은 한층 증폭되고 있다. ○홍콩사태 주범 헤지펀드 세계 증시가 이처럼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적극 개입을 강력히 시사하고 나서 주목된다. 미국과 IMF는 홍콩의 주가폭락과 동남아의 통화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혀 더 이상의 폭락을 방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조기진화의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이번 홍콩 증시의 폭락은 동남아 통화위기의 연장선상이다. 지난 5월 태국의 바트화를 집중 공략한 국제적인 환투기꾼들은 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싱가포르 순으로 동남아 외환시장을 거쳐 홍콩에 상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의 투매현상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해야 한다. 국제적인 환투기꾼들은 단기성 투자자금인 헤지펀드(Hedge Fund)로 공략한다. 「검은 목요일」은 우리나라도 헤지펀드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다. 헤지펀드는 국제적인 사금융이다. 지난번 동남아 외환시장에는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퀀텀그룹이 큰 손으로 작용, 태국에서만 40억달러를 베팅했다고 외신은 전하다. 이번에 홍콩에서도 헤지펀드는 가치가 과대평가된 홍콩달러화를 공략, 홍콩달러화 방어에 나선 홍콩당국과 일전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홍콩달러와 증시에 불안을 느낀 외국인투자가들이 집중 매각에 들어가면서 일반투자자들도 부화뇌동, 증시폭락을 부채질한 것이다.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홍콩이나 동남아의 통화위기는 이들 지역의 경기침체를 부추겨 국내수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이나 동남아는 한국의 유일한 흑자교역지대로 수출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산업의 타격도 예상된다. 수출이 둔화되면 환율도 올라가고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헤지펀드는 외환이 불안한 나라들만을 상대로 공격을 한다. 그래서 환투기꾼들이 휩쓸고 간 나라는 금융위기와 동시에 정치위기가 겹친다. 92년 영국이 그렇고 94년 멕시코가 그렇다. 태국은 정권이 붕괴위기다. 한국은 외환시장이 폐쇄적이다. 시장의 운영도 실수요자 중심이다. 외국인 주식투자도 지분형태다. 관계당국은 이같은 점을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인센티브가 별로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정부는 두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공무원 사회는 물론 모든 곳이 헤이된 분위기다. 헤지펀드로서는 좋은 기회일는지도 모른다. 지난 동남아 사태는 우리에겐 교훈이다. 이번 홍콩의 증시폭락은 이제 헤지펀드의 위협이 우리에게도 가까이 다가왔다는 징조다. 국제적인 환투기꾼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 미리미리 대처할 때가 됐다. 대책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 세우는 것이 그나마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