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인류역사의 시작과 함께해온 가장 오래된 질환 중 하나이다. 서양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 역시 대머리였고, 자신의 탈모치료를 위해 각종 치료제개발에 나섰으나 결국 실패했다. 탈모가 제대로 치료되기 시작한 지는 불과 3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탈모는 역시 ‘대머리(남성형 탈모)’이며, 가장 중요한 원인은 남성 호르몬, 유전자의 결함, 그리고 연령을 꼽을 수 있다. 일반인들이 실생활에서 탈모 방지를 위해 시행할 수 있는 두피관리로는 역시 청결한 두피의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비듬이나 기름기가 많은 두피는 탈모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두피 염증을 초래하거나 탈모를 악화시킬 수는 있다. 대머리 환자의 두피가 항상 기름기가 많거나 비듬이 끼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인에 비해 지성모발을 보이는 경우가 월등히 많다. 그러나 대머리 혹은 탈모가 시작되려고 하는 두피에서 관찰되는 비듬은 그 성분과 특징이 약간 다르다. 대머리에서 자주 관찰되는 비듬은 물에 젖은 듯한 비듬인 경우가 많고, 두피를 긁어보면 손톱사이에 노랗게 비듬이 끼고, 두피를 만질 때 마치 여드름과 비슷한 뾰루지(모낭염)들이 군데군데 만져지기도 한다. 또한 대머리 환자의 비듬 성분은 ‘말라쎄지아’라는 비듬균들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므로, 두피의 염증이 자주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두피가 붉게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머리를 자주 감는 것 이외에 항진균샴푸와 같은 비듬방지샴푸나 항균비누를 적절히 혼용하는 것도 좋은 두피관리 습관이 될 수 있다. 탈모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바르는 치료제들은 무수히 많지만, 그 효능과 안정성이 입증된 약제는 불과 2~3가지 정도다. 그나마 모발이식술, 국소두피절제술, 임상시험 중인 모발의 줄기세포이식술 등 일부 수술적 치료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약제들은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보다는 탈모를 지연시키는 치료이다. 그러므로 탈모치료는 인내와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동국대일산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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