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나올 예정인 까르푸의 분당 야탑점을 놓고 당사자인 까르푸를 비롯해 롯데, 신세계 등 까르푸 인수 희망 업체가 격돌한다. 만약 까르푸가 야탑점을 낙찰받지 못해 영업권을 상실한다면 까르푸의 몸값은 크게 떨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까르푸는 몸값을 높이기 위해, 까르푸 인수희망 기업들은 몸값을 떨어뜨리면서 알짜점포도 인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이랜드 등 까르푸 인수전에 응찰했던 4개를 비롯, 까르푸가 오는 5월말이나 6월초로 예정된 까르푸의 야탑점 경매에 뛰어들 방침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야탑점이 경매에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개월 전부터 까르푸 인수팀과는 별도의 조직을 꾸려 준비해왔다”며 “야탑점의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 반드시 경매에 입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당 북부상권 내 유일한 대형 유통점인 야탑점은 주위에 경쟁 점포도 없는데다 성남에서 분당으로 들어오는 초입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교통 여건도 뛰어나다. 특히 건물 내에 CGV극장까지 갖춘 복합상가로 지난해 까르푸 전국 점포 중 매출은 월드컵 상암점에 이어 2위, 이익은 1위를 차지한 까르푸의 최고 알짜 매장이다. 까르푸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롯데 관계자 역시 “경매 물건으로 나온 야탑점이 까르푸에 다시 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따라서 전체 매장 인수협상과는 별개로 야탑점 경매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와 이랜드 또한 야탑점의 가치가 무척 높은 것으로 판단, 내부적으로 경매에 응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까르푸 역시 야탑점을 매각자산에 포함시켜야 전체 몸값도 높아지기 때문에 경매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5개 유통업체가 모두 야탑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야탑점 낙찰가는 예상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모 업체 관계자는 “분당에 할인점을 지을 경우 1,000억원 가량 비용이 소요된다”며 “현재 감정가가 700여억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야탑점은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의 가치는 될 것”이라고 높은 인수가액을 제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까르푸 인수전이 야탑점을 배제한 채 흘러가는 양상이어서 까르푸 인수가는 당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한층 짙어지는 분위기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수가액을 제출할 당시 야탑점을 포함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를 구분해 금액을 써냈다”고 전했다. 롯데측도 “까르푸와 야탑점에 대해 큰 의견 차이는 없다”며 “야탑점이 전체 인수건에서 배제될 경우 인수금액을 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까르푸는 지난 2000년 야탑점이 들어선 분당 복합상가 테마폴리스의 건물주인 한국부동산신탁과 30년간 장기임대계약을 맺었으나 한부신이 부도가 나면서 지난해 주채권자인 삼성중공업이 야탑점에 대해 법원경매를 신청, 5월말이나 6월초 경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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