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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채권시장 요동] 美 국채시장 패닉
입력2003-07-16 00:00:00
수정
2003.07.16 00:00:00
성화용 기자
15ㆍ16일 세계 채권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15일 하원 금융위원회 발언은▲미국 경제 회복이 가속화될 단계에 접어 들었으며
▲완전 회복시까지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미국 국채(TB)는 패닉 현상을 보이며 하루 낙폭으로는 11년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고, 달러는 강세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에 디플레이션과 같은 위험 요소가 사라져 FRB가 TB 매입 등의 예외적 조치를 단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달러 매입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뉴욕 월가에서는 이날 그린스펀의 발언을 계기로 TB 시장의 강세가 꺾이고, 달러 하락이 완충될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 같은 점은 또한 세계 각국의 채권 시장에도 즉각 영향을 미쳐 금리가 급등하는 양상을 낳았다.
◇미 경제 성장 속도 낼 것=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는 뉴욕 증시 상승과 연방정부의 대규모 감세,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 경기 호황 등으로 조만간 성장의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의 미국 경기 낙관론은 이중성을 띠고 있다. 그는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도 완전한 회복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현재 45년만에 최저인 1%의 은행간 콜금리(연방기금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을 흘리면서 경기가 완전하게 살아날 때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심어줬다.
◇세계 채권 시장 민감한 반응=이날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시장은 채권 시장이다. FRB가 디플레이션 방어조치로 TB를 매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되면서 10년 만기 TB는 하루만에 무려 0.26% 포인트 폭등하고, 거래가격은 액면가 1,000 달러 당 21달러 폭락했다. TB 하루 낙폭은 1992년 이래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은 일본,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 여타 국가의 국채 수익률 동반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도쿄 시장에서 10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0.12%포인트 상승한 1.15%를 기록했다. 일본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6월 11일 0.45%까지 급락하는 등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최근 들어 이례적으로 빠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20%에 달해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 수출 부문의 주도로 경기 회복이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국채 시장의 심리를 위축시켜며 국채 수익률은 장 중 한때 전일 대비 0.33%포인트의 상승률을 기록,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호주와 뉴질랜드의 국채 수익률 역시 0.3%포인트 내외의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 채권 값도 그린스펀 쇼크로 급락 = 그린스펀의 발언은 이날 국내 채권시장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해 지표금리가 단숨에 4.5%대로 급등, 지난 4월29일 4.52%를 기록한 이후 두 달 반만에 채권값이 최저로 떨어졌다.
그러나 일본중앙은행이 채권값 폭락을 우려해 잇따라 개입을 시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행은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한 채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 박승 총재는 “지난 달 채권금리가 콜금리 아래로 떨어졌을 때 이미 `오버슈팅`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오래가서도 안된다고 경고했었다”며 “최근의 국채 금리 상승은 시장이 정상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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