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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원료값 내려라” 전산업 확산
입력1996-12-09 00:00:00
수정
1996.12.09 00:00:00
이의춘 기자
◎자동차·조선·전자업계 등 “경기악화” 들어 납품업체에 압력/부품사들 “지금도 낮은 가격” 난색경기침체로 조립업체와 부품업체 사이에 납품단가 인하를 둘러싼 공방전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내년도 경영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이같은 납품가 인하문제는 수급기업간에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부진 여파를 가장 많이 타고 있는 전자업계에서 본격화된 수급업체간 납품가 싸움은 조선, 철강, 자동차, 타이어등 거의 모든 업체의 공통과제가 되고 있다.
전자업계는 컬러TV에 사용되는 브라운관, TV용 부품을 놓고 가격논쟁이 치열하다. 삼성전관, 오리온전기, LG전자등 브라운관 업체는 브라운관용 유리벌브를 납품하는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에 전품목에 대해 10%의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리온전기 관계자는 『현재 개당 14.27달러에 공급받고 있는 14인치 모니터용 유리벌브에 대해 10%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나 벌브업체들은 지난 4년간 가격인상이 없었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관 업계는 연말까지 벌브가격을 낮추지 않을 경우 아사히글라스등 일본산 도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브라운관 업체들에 대해 컬러모니터용의 가격을 10% 깎는다는 방침아래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조립업체들은 또 튜너 편향코일(DY)등 영상부품를 생산하는 삼성전기등에 대해서도 하반기 3%를 내린 데 이어 내년 5%를 추가로 내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부품업체들도 원가상승을 들어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철강업계도 조선·강관업계와 각각 후판, 강관공급 가격문제를 놓고 공방이 한창이다. 현대·대우·한진중공업등 조선업체들은 포철, 동국제강등 후판업체에 대해 톤당 30달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포철은 이에대해 『지난 9월 후판가격을 톤당 4백10달러에서 3백94달러로 인하, 일본수입품에 비해 16달러 싸게 공급하고 있다』며 추가인하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김정국 현대중공업사장은 『포철제품이 일본산에 비해 싼 것은 사실이나 환율, 대금결제조건, 물류비등을 고려하면 별 차이가 없다』며 『수주부진과 선가하락으로 고전하는 조선업계의 경영난을 덜어주기 위해 추가인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또 현대강관·신호스틸등은 포철이 공급하는 강관용 핫코일가격(로컬가격 기준 톤당 3백10달러)이 국제가격(호주산 3백달러)보다 비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대우·기아·아시아자동차는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에 대해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만도기계등 다른 부품업체에 대해서도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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