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인하 경쟁 불붙는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GS칼텍스가 셀프주유소 300여개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직접적인 기름값 인하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신개념 셀프주유소를 추진하면서 휘발유값을 리터당 100원 이상 낮추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는 현재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리터당 1,500~1,600원선임을 감안하면 6~7%가량 가격이 내려가는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유사들의 영토전쟁이 거세지면 셀프주유소로 인한 가격 인하 효과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격 경쟁의 시작은 셀프주유소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반주유소로도 번질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경기도 수원 영통지구에 있는 GS칼텍스의 한 셀프주유소는 휘발유값 기준으로 리터당 70원을 싸게 팔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인근의 대부분 주유소 역시 이 같은 가격선에서 휘발유를 판매, 연쇄적으로 가격을 낮췄다. 특히 행정복합도시를 비롯해 신도시ㆍ기업도시 등 대규모 계획도시들이 잇따라 건설되면서 정유사들이 주유소 신설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셀프주유소 확산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300여개의 셀프주유소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GS칼텍스 외에 SK㈜도 셀프주유소 확충을 준비 중이어서 신설 주유소를 놓고 정유사간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우리 역시 신도시 등에 셀프주유소 신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자세한 상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셀프주유소 신설 경쟁은 정유사간 내수시장 점유율 다툼으로 귀결돼 ‘기름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Oil이 오는 2010년까지 48만배럴 규모의 원유정제시설을 증설하기로 한데다 GS칼텍스와 SK㈜가 각각 2007년과 2008년 완공을 목표로 5만5,000배럴과 6만배럴의 규모의 고도화설비를 짓고 있어 석유제품의 공급은 대폭 늘어나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석유제품 수요량은 200만배럴가량인데 현재 원유정제능력은 275만3,000배럴로 국내 시장은 공급초과 상태”라며 “앞으로 2~3년 뒤에는 설비증설 완료로 공급물량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공급증가 물량을 수출로 소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해외시장 개척보다 내수경쟁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셀프주유소 신설 경쟁은 주유소 경영혁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의 경비절감을 통해 소비자가 인하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고유가 여파로 기름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정유사들이 직영 주유소는 물론 자영 주유소의 경영 리모델링에도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SK㈜는 주유원 교육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GS칼텍스는 주유소와 무인주차장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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