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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직원들 "하나銀이 인수한다니" 발끈
입력2005-11-10 11:46:57
수정
2005.11.10 11:46:57
미국계 사모 투자회사인 론스타펀드의 외환은행보유지분 매각 제한이 1일 해제된 가운데 그간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돼 온 하나은행의 김종열 행장이 9일 외환은행 인수 참여의사를 공식 표명하자 외환은행 직원들이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외환은행에 15년째 근무 중이라는 서울시내 소재 영업점 소속 김모 차장은 10일"하나은행의 인수의사 표명은 자본논리로나 상도의 모두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차장은 "시가총액 규모도 그렇거니와 현재 나오고 있는 언론보도 내용과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들을 종합해 볼 때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한다는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령 인수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고경영자(CEO)가 세세한 내용까지 일일이 공식석상에서 밝히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결여된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재 외환은행의 시가총액은 8조2천억원 가량으로 하나은행의 7조6천억여원보다6천억원 가량 많다.
외환은행의 한 부장급 직원은 "외환은행은 더 이상 국책은행이 아닌 만큼 수익성을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도 "업무상 특성을 고려할 때 외환은행은 국내 자본이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해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경제 구조하에서 외환은행은 '돈 버는 기업'이 아닌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 것이 관련 주체 모두를 위해서도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나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76.76%로 외환은행의 74.27%보다 높은 수준이다.
본점에 근무 중인 윤모 차장도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은 태생적으로 화학적 결합이 불가능한 상대"라고 말했다.
윤 차장은 "수출입과 외환 등 기업금융을 위주로 영업을 해 온 외환은행과는 달리 하나은행은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어음의 발행이나 할인, 매매만을 취급하는 단자회사가 모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차장은 이어 "보람은행과 충청은행, 서울은행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하나은행이 덩치는 키웠지만 은행 운영은 여전히 단기 이윤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단자회사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내 영업점 소속의 한 차장급 직원 "리딩뱅크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필사적으로 덤벼드는 것은 '먹지 못하면 먹힌다'는 위기감의 발로"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하나은행이 그간 일반 소비자에게는 각종 홍보활동 등을 통해'앞서가는 은행'의 이미지를 심으려 노력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출신이 다른 직원 간갈등의 지속적 심화 등으로 인해 자체 정비작업조차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직원은 이어 "최근 들어 나타난 은행들의 '성적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하나은행이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선두권 주자에 크게 뒤처지고 있는것도 이러한 위기감을 고조시킨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행 간 인수.합병(M&A) 작업은 자본시장 논리에 따라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단순히 인수 희망자의 능력이 아니라 M&A이후의 은행권 판도가 금융시장과 국가경제, 금융소비자 등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정부 등 관련 주체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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