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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과 금연 약속부터 하세요"

■금연 성공하려면<br>"흡연은 치료 필요한 중독질환… 전문가 도움을"<br>담배 유해성 인식·금연 동기 적은 카드 활용해야

연말·연초를 맞아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 번씩 금연에 실패한 사람이라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거쳐 체계적인 금연계획을 세우는 게 성공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애연가가면 누구나 한번쯤은 연말ㆍ연초에 금연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나 수년ㆍ수십년을 함께 해온 담배를 내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통상 흡연자의 60~70%가량은 금연을 원하고 있지만 매년 약 0.5%의 극소수만이 금연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흡연은 한 개인의 기호나 습관이라기보다는 치료가 필요한 중독질환"이라며 "미국 정신과 의사들도 흡연을 알코올이나 마약중독과 같은 '의존적 정신질환'으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김철환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 교수는 "특히 여러 번 금연에 실패했던 사람이라면 금연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니코틴 중독에 대한 평가와 대책을 세워 계획적인 금연을 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금연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소개한다. ◇담배의 유해성을 철저하게 인식하라=금연에 성공하려면 우선 담배의 유해성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담배에는 타르 등 약 4,000여종의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담배의 독특한 맛을 내는 타르에는 43종의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다. 흡연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혈액의 산소운반 능력을 떨어뜨려 신진대사를 방해하고 노화현상을 촉진한다. 정우길 비에비스나무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담배 한 갑이면 산업폐기물 소각시설이 몰려 있는 곳에서 종일 흡입한 것과 같은 양의 다이옥신(발암물질)을 체내로 흡입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15~64배 높다. 또 중풍은 2~3배, 동맥경화증은 2배 높아지는 등 건강악화로 평균 수명이 7년이나 짧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 교수는 "하루 40개비 이상 흡연하면 폐암확률이 100배가량 높아져 10명 가운데 1명은 폐암으로 죽게 된다"며 "성기능장애와 기억력 감퇴 등 수많은 부작용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금연동기 적은 카드 활용하고 널리 알려라=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알고 금연을 결심했다면 즉각 실행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 금연 시작일은 결심한 후 한 달 이내로 하도록 하자. 생일ㆍ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이나 월초나 휴일로 정하면 더욱 좋다. 금연 전 금연 이유와 동기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 '식구들에게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담뱃값을 아끼려고' '담배냄새가 나지 않도록' 등 구체적인 금연동기를 적은 카드를 자신의 동선 곳곳에 배치해 늘 상기시켜야 한다. 또 자신의 금연결심을 주위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흡연 권유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특히 자녀들과는 꼭 약속을 하자. 담배를 끊는데 가장 강력한 방법은 자녀와 금연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초기 단계에는 술자리 등 흡연 유혹 가능성이 있는 모임을 피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다. 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짜는 게 좋다. 기름진 음식이 흡연 욕구를 강하게 하기 때문이다. 식사한 뒤에는 바로 이를 닦거나 산책을 하도록 하자. 외식을 하는 경우라면 흡연이 금지된 식당이나 금연석에서 식사를 하자. ◇금연시작 후 2주가 중요=담배 끊기가 힘든 것은 니코틴 중독에 따른 금단증상 때문이다. 불안ㆍ초조ㆍ손떨림ㆍ식은땀ㆍ두통ㆍ복통ㆍ설사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금단증상은 금연 후 2~3일 내 최대로 나타나다가 2주 동안 서서히 감소해 3주 정도면 사라진다. 따라서 2주간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중요한데 물을 자주 마시거나 껌ㆍ사탕ㆍ오이ㆍ당근 등을 씹으며 입속의 허전함을 달래도록 하자. 가급적 이 시기에는 금연전문가의 상담을 받으며 니코틴 패치 등 약물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도 좋다. 금연초기에 치과에서 스케일링 등 치과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입속 상쾌함을 유지시켜줘 도움을 줄 수 있다. 금연 도중 자칫 잘못해 다시 담배를 피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때 금연을 완전히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3~4회 시도한 후 성공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한 개비 실수가 금연 실패는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먼저 흡연했던 상황을 상기한 후 누구와 있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자세히 기억해둔다. 이유를 파악했다면 또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담배 없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권할 만한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는 복식호흡이다. 3~4초간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신 후 곧바로 4~5초에 걸쳐 편안해질 때까지 입으로 숨을 천천히 내쉬면 된다. (도움말=성한나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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