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의 참신한 시도.' 일정한 크기로 잘라놓는 것이 전부인 철강재 판매의 고정관념을 한꺼번에 바꿔버릴 새로운 마케팅이 시도된다. 22일 대한제강은 녹산공장의 철근 가공공장을 연산 10만톤(기존 3만6,000톤) 규모로 늘리는 동시에 철근 가공설비를 구축해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과 크기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오형근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가공공장이 회사의 수익에 도움이 안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가공공장 건설을 계기로 국내 철근시장을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제강의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이 성공할 경우 여타 철강업체들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제강의 한 관계자는 철근 가공서비스 제공과 관련, "주요 수요처인 건설현장에서는 철근을 구입한 후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직접 모양이나 크기를 가공한다"며 "아예 철근을 건설현장에 필요한 크기나 모양으로 가공해 제공한다면 수요처 입장에서도 훨씬 빠르고 안전하게 필요한 용도의 철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일본 등에서는 이미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단순히 철근만 생산해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요처가 원하는 것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가공공장을 통한 철근 매출이 전체의 90%에 달할 정도로 보편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제강 측은 "철근 가공공장을 가동한 후 신규 철근 수요사들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오는 2009년까지 가공공장 규모를 추가적으로 확장해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두었다"고 밝혔다. 국내 철근업계에서는 그동안 일부 대형 철근사들이 가공공장 건설을 검토했지만 수익성에 기여하는 정도가 작다는 이유로 검토단계에 머물렀었다. 한편 대한제강의 국내 철근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3%에서 최근에는 8.2%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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