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지출하는 의료비 가운데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와 간호사 수는 OECD 국가 중 여전히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배포한 ‘2006년도 OECD 보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기준 약제비 데이터가 확보된 OECD 국가 19곳 중 한국이 폴란드(29.6%)에 이어 국민 의료비 지출 대비 약제비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폴란드, 한국,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멕시코 등의 국가들이 모두 20%가 넘는 약제비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약제비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룩셈부르크 8.5% ▦덴마크 9.4% ▦노르웨이 9.5% ▦스위스 10.4% ▦미국 12.3% 등의 순이었다. 또 OECD 19개 국가 평균은 16.7%로 나타나는 등 한국인들이 지나치게 약을 많이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간접 확인됐다. 특히 한국은 지난 2002년과 2003년에도 각각 27.9%, 27.6% 등의 수치를 기록, 의료비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좀처럼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와 함께 인구 1.000명당 의료인 수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도 이번 통계를 통해 확인됐다. 의사 1,000명당 의사 수는 OECD 평균 수준인 3.1명의 절반에 불과한 1.6명이었으며, 간호사 수(간호조모사 제외) 역시 OECD 평균(8.9명)의 20% 수준인 1.8명에 그쳤다. 이는 통계가 확보된 OECD 국가 22곳 중 꼴찌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응급치료에 사용되는 ‘급성기 병상’ 수의 경우 2003년 기준 OECD 19개 국가 평균인 인구 1,000명당 1.2개보다 무려 5배 가량 5.9개를 기록, 급성기 병상이 지나치게 과잉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공단의 한 관계자는 “현행 보건의료 체계 하에서 요양기관들이 부적절하게 병실 병상 수용계획을 짜고 있고, 장기요양 병상과 급성기 병상간 구분 개념도 없어지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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