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악재 영향력이 다소 약화되면서 주식시장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시기를 늦추면서 단기 유동성 랠리의 움직임도 나타난다. 이 같은 흐름은 4월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달의 변수는 외국인의 수급여건과 1ㆍ4분기 기업실적 동향.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중국의 긴축정책과 유럽국가들의 과다부채 문제는 여전히 불안하게 보고 있다. 1ㆍ4분기 기업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이나, 최근 원화강세로 2ㆍ4분기 이후 실적이 하향조정 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모멘텀 없는 박스권 장세 지속=증시가 이번 달에도 대외악재에서 완전히 자유롭긴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주식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해온 선진시장 재정 리스크와 신흥시장 출구전략 리스크가 재차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몇몇 유럽국가들이 재정적자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고 중국의 경우 과잉 유동성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중첩되는 상황"이라며 "또한 미국의 금융규제 우려는 은행의 실적기대치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잠재적인 악재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완화된 대외 불확실성과 수급모멘텀이 추가상승에 긍정적이지만, 새로운 추세의 상승요인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장기간 강세에 따른 호재가 선반영되면서 전강후약의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정 이후 나타날 회복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효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4월에는 한차례 조정을 받은 후 회복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며 "유럽국가 재정 문제 등 리스크가 남아있긴 하지만, 조정 시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T중심으로 실적 개선세 지속=시장의 관심은 어닝(실적발표)시즌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번 달 발표되는 기업실적은 지난 2개 분기에 비해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ㆍ4분기는 1ㆍ4분기 실적호전 가능성과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조짐이 주가반등의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특히 IT와 자동차는 올 상반기 탄탄한 실적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섹터 측면에서 어닝모멘텀에 베팅한다면, 1ㆍ4분기 실적개선은 물론 연간 전체전망의 상향조정에도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IT가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업실적 개선추세는 대형ㆍ수출업종에 집중돼 있고, 외국인의 매수유입도 이런 업종에 집중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ㆍ4분기 이후 실적의 하향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동민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시장의 경쟁격화 및 최근 원화강세로 인해 1ㆍ4분기 이후 실적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피지수 1,600~1,750선 예상=증권사들은 이번 달에 코스피지수가 1,600선 안팎을 저점으로 1,75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은 4월 증시가 상승세를 좀 더 지속할 것이라며 1,550~1,750선을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은 ITㆍ경기관련소비재의 주당순이익(EPS) 실적 상향추세가 유효한 만큼 1,650~1,750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외국인 매수세와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추가상승 여부에 따라 1,650~1,780선도 가능하다고 예상했으며, 한화증권은 "주가가 경기개선 속도의 둔화세를 반영하겠지만, 주식을 늘리긴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1,550~1,730선을 제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