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R&D)을 본격화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미래형 자동차는 기존의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에너지 체계 변경과 자동차에 정보기술(IT)을 융합시킨 지능형 등 두가지 갈래로 이뤄지고 있다. KAIST '온라인 전기차' 집전장치 장착단계
ETRI '무인셔틀로봇' 형태로 6월께 첫 선
"경쟁력 강화위해 국가차원 R&D 시급"
KAIST는 배터리가 아닌 도로 인프라를 이용해 전기를 공급하는 온라인 전기자동차 개발을 진행 중이며 ETRI는 자동차에 IT기술을 융합해 자동차에 지능을 부여하는 무인주행 자동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형 자동차 개발이 국내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미래형 자동차 R&D 프로그램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온라인 전기자동차 개발중인 KAIST=KAIST가 개발하고 있는 ‘온라인 전기자동차’는 자기유도 전력기술을 이용해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도로면의 약 10㎝ 깊이로 도로를 따라 약 60㎝ 너비의 구리박막 전기도선을 깔고 이 도로 위를 자동차가 달리면서 전기를 공급받는 형태다. 현재 KAIST IT 융합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는 온라인 전기차는 이르면 상반기 중 일반 버스나 승용차 형태의 전기자동차 하부에 집전장치를 장착하는 단계까지 왔다. 이를 통해 일반 차량의 최저 지상고인 약 15㎝ 높이에서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받도록 할 계획이다. 이 전기차는 약 30~50㎞를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의 배터리를 장착해 전기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도로도 주행하게 된다. 전체 에너지 효율은 15㎝ 높이에서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할 때 70% 이상이 목표이며 도로 구축의 경우 초기에는 1㎞당 10억원, 대규모 구축시 6억원 이하로 예상하고 있다. KAIST의 전기자동차는 배터리가 아닌 도로 인프라와 전기공급망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겠다는 의미다. 현재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의 용량과 내구성ㆍ가격 등의 문제로 완전한 상용화에는 한계를 갖고 있다. 반면 도로 인프라를 이용하는 온라인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문제는 물론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주차장에서 전기충전 배선망 구축 등의 문제까지 일시에 해결이 가능하다. 온라인 전기차의 전력 계통을 연구하는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최종단계는 100% 전기차지만 전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상용차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TRI는 IT융합으로 지능 부여=ETRI는 로봇처럼 독자적으로 주행하는 무인로봇 자동차인 ESTRO(ETRI Smart Transport Robot)와 도로의 각종 인프라를 이용해 무인주행을 구현하는 ‘IT 인프라를 이용한 차량자동유도기술’ 등 두가지를 연구하고 있다. ESTRO는 카메라, 레이저 스캐너,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장치, 가속도 센서 등 각종 센서를 자동차에 장착하고 로봇처럼 무인 주행을 하는 형태다. 1단계로 대학 캠퍼스나 대형 물류센터 등 구내환경에서 지정된 곳을 이용하는 ‘무인 셔틀로봇’ 형태로 개발해 오는 6월께 발표할 예정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일반도로를 달리도록 하는 것이다. 지능형 자동차는 도로 주변에 카메라ㆍ레이더ㆍ적외선 등의 각종 센서 등을 장착하고 차량을 통제하는 형태다. 도로에 설치된 각종 센서는 주행하는 차량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중앙 컴퓨터로 전송하고 차량은 이 중앙 컴퓨터와의 통신으로 통제 받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각종 센서 인프라가 구축된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은 운전자의 통제 없이 중앙 컴퓨터가 차량을 통제하게 되며 중앙 컴퓨터는 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을 통제해 차량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지능형 자동차는 기존의 엔진차나 미래의 전기차에서 조향장치ㆍ브레이크ㆍ변속기 등이 기계적인 형태에서 전자식으로 바뀌면 바로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또 에너지 체계와는 무관하지만 고속주행을 통한 연비개선으로 에너지 절감 및 이산화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는 그린카로 활용이 가능하다. 장병태 ETRI 텔레매틱스 연구부 팀장은 “1단계 연구인 ‘오토 발레파킹’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며 “운전자가 현관에서 하차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했다가 운전자의 호출에 현관에 대기하는 형태의 기술”이라고 밝혔다.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필요=KAIST와 ETRI 등이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미국 자동차산업의 몰락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국가차원의 연구 프로그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현재 KAIST는 올 1월부터 온라인 전기자동차 연구를 시작한 단계로 정부가 250억원의 추경예산을 추가로 반영해야 본격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ETRI 역시 자체 예산만으로 연구개발을 시작했으며 도로에 각종 센서 장치를 설치하는 ‘IT 인프라를 이용한 차량자동유도기술’의 경우 올해 연구를 시작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1단계 연구인 ‘오토 발레파킹’이 지식경제부의 연구과제로 채택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수준이다. 정동수 한국과학재단 국책연구본부 본부장은 “하이브리드든지 전기차든지 선진국이 모두 개발한 기술을 뒤쫓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미래형 자동차 연구로 방향을 잡아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가차원의 미래형 자동차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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