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상파 디지털 방송 주파수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TV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이 모바일TV 기술은 기존 방식에 비하면 투자비용이 10% 수준에 불과해 올 하반기 미국에서 모바일 방송표준으로 인정할 경우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LG전자는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 등 북미지역에서 휴대폰ㆍ내비게이터 등으로 이동 중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무료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TV 기술 ‘MPH(Mobile Pedestrian Handheld)’ 개발을 마무리했다고 1일 밝혔다. MPH는 지난 2005년부터 최고기술자문(CTA)으로 미국에서 근무하다 이번에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복귀한 백우현 사장의 야심작. 백 사장은 2년여에 걸쳐 70억원이 투자된 기술개발 과정에서 30여명의 연구진을 이끌어왔다. MPH는 한국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유럽의 DVB-H, 퀄컴이 개발한 북미 기술 미디어 플로 등과 달리 모바일 방송을 위한 별도의 주파수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 LG전자 측은 “이 기술을 채용하면 모바일TV 방송사업을 벌이는 방송사들이 주파수 확보를 위한 비용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며 “모바일TV를 위한 별도의 기지국을 세우지 않고 기존 방송장비 업그레이드 비용만으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모바일TV 시청자들은 방송수신용 칩만 장착하면 시속 90㎞ 이상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무료로 선명한 화질과 음질의 디지털 방송을 즐길 수 있다. LG전자 측은 “방송사들의 투자비용이 대폭 줄어들어 수신용 기기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오는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기간에 방송사 및 이동통신사 관계자 100여명을 초청해 달리는 버스 안에서 MPH를 시연할 계획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많은 방송사 및 이통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올 하반기 북미 지역 모바일TV 표준 채택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MPH 기술이 올 하반기 미국의 모바일TV 기술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지상파 디지털방송기술(VSB)에 이어 모바일TV 분야에서도 세계 기술표준을 확보하게 된다. 또 모바일TV용 휴대폰, 자동차용 내비게이터, 노트북 컴퓨터 등 관련제품 판매뿐 아니라 모바일TV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방송수신칩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미 지역 모바일TV 시장은 2006년 2억달러에서 지난해 16억달러에 이어 올해 24억달러, 내년 32억달러, 2010년 41억달러로 해마다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백 사장은 “LG의 차별화된 기술로 시청자들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고화질의 영상을 제공하고 방송사에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제공해 북미 모바일TV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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