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댈리는 아무도 못 말려.’ ‘풍운아’ 존 댈리(39ㆍ미국)가 14일 열린 PGA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퍼터 대신 웨지로 퍼팅을 하는가 하면 650야드의 17번홀(파5)에서 12년 만에 다시 2온에 성공하면서 갤러리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경기 도중 퍼터 헤드와 샤프트의 연결 부위가 느슨해져 헤드가 흔들린 댈리.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에서 손상된 클럽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한 규칙(4조4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는 11번부터 끝까지 로브웨지로 퍼팅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최근 퍼팅 난조로 퍼터를 10개도 넘게 바꿔 썼다는 그는 “퍼터 바꾸는 데 지쳤다”면서 “오늘 웨지로 홀에 바로 넣기는 어려웠지만 요즘 퍼터로는 3m 이내에 붙이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댈리는 3퍼트를 3차례나 범하면서 36개의 퍼트 수를 기록했는데 웨지를 사용한 마지막 8개 홀에서는 비록 보기 5개(버디 1개)를 저질렀으나 3퍼트는 한번도 하지 않았다. 댈리는 특유의 화끈한 ‘장타 쇼’도 펼쳐 보였다. 화제가 됐던 17번 ‘마라톤 홀’에서 이번 대회 들어 유일하게 2온에 성공한 것. 371야드의 무시무시한 드라이버 샷을 폭발시킨 그는 279야드 거리를 3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그린에 올린 뒤 이글은 아깝게 놓쳤지만 웨지로 툭 쳐 홀에 떨구며 손쉽게 버디를 잡아냈다. 지난 93년 같은 골프장에서 열렸던 US오픈 때도 댈리는 이 홀에서 ‘0번 아이언’으로 그린에 올려 유일하게 2온시킨 선수가 됐었다. 그러나 이날 댈리는 8타를 잃어 79명 중 77위로 내려앉았다. /박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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