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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내년초 인사태풍
입력2004-10-29 17:50:52
수정
2004.10.29 17:50:52
도덕적해이 더 놔두면 혁신분위기 와해 우려<br>민영화등 개혁 지지부진 연말 경영평가방법 확정
청와대와 정부가 올 연말부터 공기업에 본격적인 ‘메스’를 가하기로 한 것은 공기업 혁신이 미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일부 공기업의 이기적인 행태를 방치할 경우 참여정부 들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혁신 분위기’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주춤거리는 공기업 개혁은 민영화 성적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외환위기 이후 줄기차게 민영화를 추진한 결과 KT(한국통신), 포스코, KT&G(담배인삼공사) 등 8개 기업의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나 더이상 진척이 없다. 지난 2002년 10월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 이후 2년 동안 실적이 없다.
남아 있는 민영화 대상 11개 공기업 가운데 한국전력ㆍ한국가스공사ㆍ지역난방공사 등 상당수는 자연독점성과 공익성을 이유로 아직 민영화 추진 여부조차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올해 정부 산하기관 경영평가시스템(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을 마련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남아 있는 공기업과 정부 산하기관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도덕적 해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경영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은 곳에 대해서는 기본급의 500%에 달하는 상여금을 지급하는 반면 꼴찌를 한 곳은 기관경고를 받아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기획예산처는 경영평가시스템을 보다 강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기획예산처의 한 관계자는 “지난 경영평가에서 1등을 한 KOTRA의 경우 오영교 사장이 연임하기도 했다”며 “앞으로 기관별 경영평가 실적에 따른 직원 및 사장의 상여금 지급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공기업 혁신을 위해 단기간에 취할 수 있는 툴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가장 강력한 수단은 공기업 경영진에 대한 물갈이지만 올초 실시하려던 공기업에 대한 대규모 인사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무산된 후 인사카드를 다시 꺼내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권혁인 청와대 인사관리 비서관은 “참여정부의 인사원칙은 인사수요가 발생하면 한다는 것”이라며 “공기업 사장 인사에도 이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인사의 기준도 보다 체계적으로 바뀐다. 예산처는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인 경영평가체계를 더욱 강화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행 인사시스템을 쇄신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처는 연말까지 정부 산하기관 기관장 및 임원 선임기준 등 관련 지침을 제정할 예정이다. 공기업 인사에 대한 선임절차를 구체화해야만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돼온 낙하산 인사 등 ‘외풍’을 차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말까지 확정될 산하기관 경영평가 방법에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방안이 포함된다.
공기업 개혁에는 정부 전부처가 나선다. 정부 산하기관의 주무부처별로 내년 1월 말까지 경영혁신 추진실적에 대해 점검한 뒤 이 결과를 사장추천위원회에 반영할 예정이다. 예산처와 감사원ㆍ부패방지위원회가 공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25일부터 38개 지방 공기업의 경영혁신 추진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특별감사에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산처 관계자는 “지난 국감에서 드러난 공기업과 정부 산하기관 도덕적 해이의 실태조사에 들어갔다”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에 대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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