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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등 5개 재건축지역 아파트 “고층 허용”에 값 폭등 조짐
입력1996-11-16 00:00:00
수정
1996.11.16 00:00:00
◎13평형 5천만원 올라 1억8천 호가/매물 “뚝” 수요만 빗발/인근 단지까지 확산 투기 우려도14일 서울시가 잠실 반포 등 5개지역의 재건축기준을 완화, 고층아파트건축을 허가하자 해당지역의 아파트매물이 사라지고 가격이 폭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매물부족현상이 5개재건축지역이 아닌 여건이 비슷한 아파트단지로 확산되면서 투기조짐마저 일어나고 있다.
15일 상오 잠실주공 등 해당 아파트 부동산중개소에는 아파트를 내놓았다가 팔지 않겠다는 전화가 이어지면서 매물이 아예 사라졌다.
잠실 2단지 삼우부동산중개소 오옥련씨는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20∼30건의 매물이 있었으나 이른 아침 모두 철회됐으며 사겠다는 전화만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매물 없이 수요자만 몰려들면서 아파트 가격도 폭등할 것 같다.
잠실1∼4단지를 비롯, 반포·도곡주공 등 이번 조치에 적용되는 아파트는 5천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13일까지만 해도 잠실주공 13평형의 시세는 1억2천만∼1억3천만원선. 현재 시세 형성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이달안으로 1억8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33평형으로 재건축되면 3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당초 서울시가 주장했던 12층 및 용적률 2백70%를 적용했을 때 주민들이 내야할 6천∼7천만원의 건축비부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포동 대한부동산 김태봉씨는 『반포 주공2단지 18평형의 경우 이번주초까지 1억6천5백만∼1억7천5백만원에 거래됐지만 당장에 2억원 이상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치가 발표되면서 일부지역에서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잠실주공2단지 13평형을 1억3천만원에 팔았던 김모씨는 『일주일새 5천만원 이상 손해봤다』며 억울해했다. 매각을 중개했던 한 중개소는 빗발치는 항의전화에 아예 문을 닫기도 했다.
한편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번 밀도변경안이 서울 곳곳에 재건축바람을 몰고오면서 투기조짐마저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은지 14∼16년밖에 안된 가락시영아파트는 저밀도지역이 아닌데도 매물이 끊기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개포주공과 고덕주공 등도 마찬가지다.
화곡동 동남부동산 전영수씨는 『이번 조치로 저밀도지역 자체가 없어지는 셈 아니냐』며 『해당지역이 복잡해져 주거여건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주춤했던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 본격 수주전
한편 건설업체들이 재건축 사업의 활성화를 예상하며 벌써부터 수주경쟁에 들어가고 있다. 5개지구 29개 단지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는 시공권을 가진 대형업체들이 조기 착공을 위해 사업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함께 시공업체가 선정되지 않은 단지의 경우 대형건설업체들이 중심이 돼 재건축사업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가운데 재건축 추진주체들과의 접촉을 강화하며 사실상 수주전에 돌입했다.<이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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