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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이라크 전쟁을 바라보는 국내 부동산업계의 시각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심리적 위축은 불가피하나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는 등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쟁소식이 전해지면서 매물이 다소 늘고 견본주택을 찾는 인파가 줄었지만 본격 침체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전쟁이 장기화되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주식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부동산 경기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이 전하는 시장전망이 절망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한가지 고려할 점은 부동산 경기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시장 참여자의 심리적 요인이라는 점이다. 걸프전 때 집값이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의 한 원인도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서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리적 불안감이 확산되면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도 부동산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현재 부동산 경기가 그리 좋지 않다는 점. 청약률이 높아도 계약률은 평균 50% 이하를 밑돌고 있다. 한 분양대행업체 사장은 `살얼음을 걷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속으로 끙끙 앓고 있을 뿐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것이 부동산시장의 현 상황이다.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시중의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미ㆍ이라크 전쟁 여파가 과연 시장에 어떻게 반영될지. 이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똑 부러진 예측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심리적 변수라는 것이 경제지표처럼 수치로 예측이 불가능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부동산경기 급락시 내놓을 대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부동산 규제를 거의 다 풀어 실제 경기부양책이라고 발표한 카드도 없다. 투기과열지구 제도를 없앤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전문가들도 다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피부로 느낄 심리적 위축 강도는 어느 정도일까. 전문가들의 낙관적인 전망 속에는 바로 이 같은 불안감이 배어 있다. <건설부동산부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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