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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한 「시민편의」/오현환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1997-11-13 00:00:00
수정
1997.11.13 00:00:00
오현환 기자
서울시의 버스노선 개편안은 버스업계의 고질적인 비리를 없애기 위해 법조계·시민단체·언론계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노선을 개편,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높다.그동안 버스노선개편권이 업계 자율에 맡겨져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뇌물 받은 공무원들이 구속돼 실형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수십년동안 방치됐던 장거리 굴곡노선에 대해 처음으로 메스를 가했다는 점도 의의가 있다. 지하철 개통과 주택개발 등 변화된 교통 여건을 감안, 버스노선을 대폭 현실화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수입이 적다는 이유로 무려 64개 노선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폐지해 해당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수입이 없다고 버스노선을 폐지하면 돈없는 서민도 택시를 타거나 자가용을 타고 출퇴근 하라는 말이냐』고 항변하고 있다.
버스운영회사를 선정하지도 않은 채 14개 버스 노선을 신설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걱정이 앞선다. 대부분의 노선이 수익성이 거의 없어 업자선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적자노선을 운행할 공영버스 운행 예산도 시의회의 반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버스노선의 절반이상을 새로 바꾸면서도 단계적인 시행없이 한꺼번에 실시한다는 것은 시민의 편의를 외면한 처사이다. 홍보기간이 한달도 못미쳐 시민들의 혼선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시행시기 연기가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시내버스는 수송분담률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4.9%로 지하철 34.1%보다 높다. 서민의 발을 대변하고 있는 시내버스 노선개편에 서울시의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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