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소기업청 주최로 열린 단체수의계약제도 개편방안 토론회는 ‘경쟁을 제한하는 단체수의계약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정부ㆍ학계측과 ‘유지ㆍ보완해야 한다’는 중소기업협동조합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그러나 단체수계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과 회원사들의 반발은 그렇게 격렬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폐지안은 유지ㆍ보완방안에 비해 득보다 실이 크다’는 주장을 펴면서도 폐지시 유예기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덤핑입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정부가 단체수계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데다 중소기업제품 의무구매비율제도 및 원산지 개념 도입, 덤핑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입찰제도 개선 등 보완책 추진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합측 대응전략의 초점도 맹목적인 반대보다는 실리 챙기기에 모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기청은 중소기업간 경쟁입찰제도를 전면 시행하는 데 필요한 유예기간을 얼마로 할지, 기업규모 등을 감안해 업체들을 2~3개 군(群)으로 나눠 입찰참여 기회를 차등화할지, 여러 개의 기업들이 조합을 결성해 공동으로 발주금액이 큰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허용할지 여부 등은 추가 논의를 거쳐 이달 말 공청회 때 발표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권국범 자동제어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는 시점에 단체수계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체입법이 마무리되고 충분한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구 상업용조리기계조합 이사장은 “그동안 단체수계제도는 신규품목 지정 없이 축소조치만 있었다”며 “적격심사제도 낙찰가격 요건 등을 강화해 덤핑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기우 중기청 기업성장지원국장은 “단체수계제도 문제점의 본질은 특정 업종별 조합이 국가와 독점적으로 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에 있다”며 “글로벌 경쟁시대에 이 같은 폐쇄적 시스템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과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릴 뿐”이라고 폐지 불가피론을 폈다. 오형근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은 “중소ㆍ벤처기업이 투명한 룰에 따라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ㆍ공공기관 조달시스템으로 개편돼야 기업ㆍ국가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를 한 김홍석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자신들의 의견을 제도개선 방안에 최대한 반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중소기업계가 개선책 마련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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