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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창저우에 4공장을 짓게 되면 기존의 베이징 1~3공장과 물류항으로 쓰고 있는 톈진항을 잇는 삼각벨트를 형성하게 된다. 창저우 4공장은 베이징 공장에서 215㎞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창저우공장을 시작으로 충칭공장도 이르면 오는 7월께 착공하게 되면 현대차는 본격적인 '서부시대'도 열 수 있게 된다.
◇베이징 '삼각축' 형성=베이징과 톈진·허베이 등을 포괄하는 징진지(京津冀) 경제권은 연간 역내 총생산이 1조달러를 넘는 중국 제3의 경제권이다.
특히 중국 중앙정부의 광역개발 정책의 핵심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곳이다. 현대차는 허베이성 내 공항·철도·도로 등 인프라 건설이 활성화되는 등 신규 투자가 집중되고 있어 창저우 4공장을 기반으로 수도권 내 대표 자동차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실제 현대차는 창저우 4공장을 완공하게 되면 베이징과 창저우 공장, 톈진항을 잇는 '삼각벨트'를 갖게 된다. 현재 현대차는 톈진항을 통해 연간 3,000개 컨테이너분의 화물을 베이징공장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창저우공장을 다 짓게 되면 이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창저우와 베이징 공장이 가까워 지원업무는 베이징에서 총괄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협력업체도 선별적으로 창저우에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두 공장이 지리적으로 가까워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창저우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오랫동안 '관시(관계)'를 유지해온 자칭린 전 상무위원의 동생인 자파린 창저우시 부시장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 전 상무위원은 베이징시장을 지내며 현대차와 베이징치처의 합작투자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내 '톱메이커' 도약 신호탄=특히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0%대 초과 달성과 '톱메이커'를 향한 닻을 올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2년 중국 점유율 10.5%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정체 상태다. 2013년과 지난해에는 2년 연속 10.4%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목표치를 0.1%포인트 낮춘 10.3%로 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창저우공장은 추가 도약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다. 충칭시에 지어질 5공장과 기아차의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의 3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2018년에는 270만대(승용차)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현대차그룹 전체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올해 현대차는 양적 성장을 하지 못하는 해다. 하지만 내년부터 중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이 시작되면 다시 양적 성장을 하게 된다.
실제 중국에서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체들도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인 폭스바겐은 2018년 500만대 생산체제를, 2위인 제너럴모터스(GM)는 2017년 290만대 생산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톱메이커'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폭스바겐이나 GM을 넘어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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