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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 "수주 차질빚나" 긴장
입력2004-06-21 17:38:00
수정
2004.06.21 17:38:00
건설업체 "수주 차질빚나" 긴장
안전요원 배치·행동지침 마련등 대책마련 분주
한국인 피랍 사태로 중동 특수를 노리던 건설업계는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가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4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올들어 지난 5월 말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30억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1% 급증했으며 이중 중동 지역 수주액은 16억1,000만달러로 전체의 52.5%를 차지했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와 최저가낙찰제로 인한 공공공사 수익성 악화로 건설업체의 해외 건설수주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한국인 피랍 사태를 계기로 중동 지역의 분위기가 더욱 악화될 경우 해외건설 수주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건설업체 중 현대건설 직원 1명이 유일하게 재건공사와 관련해 이라크에 남아 있다. 따라서 중동 지역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다른 건설업체의 경우 당장 위협을 받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각 건설업체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월 말 이라크에서 2억2,000만달러 규모의 재건공사를 수주, 5명의 직원을 파견했으나 이모 과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공사 발주처인 워싱턴그룹과 공사수행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14일 귀국한 상태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 과장과는 매일 연락을 취하면서 현지 상황과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이라크 공사에 착공할 경우 현장 근무인력 수만큼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직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란(39명), 쿠웨이트(17명), 사우디아라비아(5명), 두바이, 카타르 등지에 70명 정도의 직원이 나가 있다"면서 "이중 문제가 될 수 있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건설은 외출 주의, 비상연락망 유지, 현지인과의 접촉 자제 등 상황변화에 따라 매일 행동지침을 내려보내고 있는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인근 두바이로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부 관계자 역시 "현재 미국을 통해 이라크 재건복구사업 수주를 추진 중"이라며 "그러나 이라크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이라크 현지 재건사업은 물론 인근 지역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건설 해외사업관리팀의 김덕림 상무는 "테러 등 사태에 대비해 1주일 전부터 1단계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중동 국가에 출장을 갈 경우에는 반드시 회사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험지역은 아예 출장허가를 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어 "이번 한국인 피랍으로 인해 주변 국가로까지 테러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만일 테러가 확산되면 2단계 조치를 발동, 현장 철수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건설은 중동 지역 중 UAEㆍ카타르ㆍ이집트 등 3곳 현장에 100여명의 직원이 진출해 있다.
리비아와 이란 등에 지사를 두고 있는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현지 대사관과 긴밀히 연락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안전상 우려가 없지만 안전대책 등을 다시 한번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건설은 중동 지역보다는 리비아ㆍ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에 해외건설이 집중돼 있으며 이라크 주변국으로 이란ㆍ두바이 등에 지사 직원 5명을 상주시키고 있다.
SK건설과 대림산업 등도 중동 지사에 현지인을 자극하는 언행을 하지 말도록 재차 당부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건설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대형 건설업체들이 해외건설 수주에 보다 적극적"이라면서 "그러나 한국인이 잇따라 테러의 타깃이 되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건설업체 역시 중동 수주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영 기자 gych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6-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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