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은행인 HSBC의 외환은행 인수 포기로 국내 은행들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가 외환은행 인수계획을 전격 철회함에 따라 국민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들을 중심으로 외환은행 인수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금융회사들의 경우 미국 등의 금융위기로 인수여력이 크게 위축된데다 외환은행보다는 모건스탠리 등과 같은 선진국 금융회사 매입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이날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후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KB금융지주로 전환하면서 외환은행 등 자산규모 100조원대의 은행과 합병, 자산을 중장기적으로 500조원대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자산이 400조원대로 늘어 ‘리딩뱅크(leading bank)’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질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자산규모 확대는 것은 물론 소매금융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밖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잠재적인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국내 은행들은 큰 손실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이라며 “매각 가격과 론스타의 행보가 큰 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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