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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입력1999-02-19 00:00:00
수정
1999.02.19 00:00:00
올해 나이 마흔. 미국에서 태어나 세계 45개국의 국적을 갖고 있다. 10대에 패션 모델로 진출한 뒤 치어 리더·에어로빅 강사·농구 선수·록 스타·의사·회사 중역·우주 비행사·대통령 후보 등 무려 75가지 직종에 종사한 경험을 가진 세계적인 여성이다.크리스티앙 디오르부터 지아니 베르사체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이 그녀를 위해 정성껏 옷을 지었다. 출판·문구·의류·식음료·가구·가전 등 많은 제품들이 큰 돈을 지불하면서 그녀의 이름을 상표로 이용했다.
그녀는 1960년대에 비틀즈를 따라 영국의 「카나비 스트리트」(런던의 쇼핑가) 패션을 미국에 소개했다. 1970년대에는 「프레리」(PRAIRIE) 스타일과 「그래니」(GRANNY) 스타일을 선보이고 건강미 넘치는 「선탠」 붐을 일으켰으며 「디스코」 열기를 확산 시켰다.
그녀는 1980년대 들어 페미니즘에 앞장 섰다. 에어로빅 강사를 하면서 다진 자신있는 몸매에 세련된 의상을 입고 서류 가방을 든 대기업의 중역으로 나타나 「풍요와 나태의 비만」에 빠진 미국 중년 여성에게 충격을 주었다.
1990년대 들어 그녀는 더욱 적극적인 페미니스트가 됐다. 여자 프로 축구와 여자 프로 농구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우주 비행사 훈련을 받았으며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그녀는 하이힐을 신은 키가 173㎝, 가슴과 허리가 각각 33인치, 16.5인치인 늘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남자들은 이처럼 완벽한 「슈퍼 우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10대 미만의 어린 소녀들이 그녀의 열렬한 팬이다. 그래서 그녀는 불혹의 나이에도 아직 미혼인 것일까?
그녀의 이름은 「바비」. 하루에 17만2,800개씩, 곧 2초에 하나씩 팔리는 인형이다. 연간 19억 달러를 벌어주는 인형계의 베스트 셀러, 세계 여자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꿈의 세계를 보여주는 여자 인형의 대명사다.
지난 80년대와 90년대에 각각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양배추 인형」(CABBAGE PATCHED DOLL)과 「간지름 타는 엘모」(TICKLE ME ELMO)는 잠시의 유행에 그쳤지만 「바비」는 40년이 되도록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바비」의 매력은 항상 고객(여자 어린이)의 요구에 따를 수 있는, 끊임없는 변신에 있다. 언니처럼 여대생이 되고 싶고, 치어 리더가 되고 싶은 고객의 욕구를 얼마든지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변신술이 바로 그녀의 매력이다.
「바비」의 매력은 완구업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싫증을 잘 내는 어린이에게 새로운 의상을 계속 선보이던 「바비」는 급기야 패션계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10대의 기호를 파악하여 그를 모방하고 싶어하는 바로 아래 세대에게 판매하면서 기성 세대를 변화시키는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그녀는 오는 3월 9일 40번째 생일을 앞두고 최근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폰으로 무장한 차림으로 다시 나타났다. 큰 일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채 10살도 되지 않은 당신의 어린 딸들이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폰을 사달라고 조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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