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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민원 묵살 20여기관 적발
입력2004-12-01 17:34:31
수정
2004.12.01 17:34:31
감사원 특감결과 청와대건의 애로사항까지 제대로 안챙겨
기업민원 묵살…20여 부처·기관 중징계
'靑건의 애로'까지 안챙겨…연말 관가 거센 인사태풍 예고
기업들의 정당한 건의를 묵살하거나 인허가 민원을 제때 처리하지 않은 20여개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이 감사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게 됐다.
감사원은 또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된 기업 애로사항마저 제대로 챙기지 않은 중앙부처에 대해서도 기강확립 차원에서 비리공직자에 준하는 문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관련공무원 및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 경우 관가에 거센 인사태풍이 휘몰아치고 민원처리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작업도 단행될 전망이다.
감사원의 한 핵심 관계자는 1일 "지난 10월 중순부터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기업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민원사항에 대해 실시한 특별감사가 지난주 마무리됐다"면서 "이번 특감에서 공공기관이 기업을 지원해줄 수 있는데도 해주지 않았거나 정당한 요구를 반려하는 등 잘못된 사례가 상당수 적발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문제점이 드러난 20여개 기관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할 방침"이라며 "이달 중반께 문책수위 및 대상기관 등 최종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특감에서 적발된 기관에는 산업자원부와 건설교통부ㆍ농림부 등 기업 관련 민원이 많은 중앙부처를 비롯해 주요 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 도로공사ㆍ토지공사 등 공기업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발사례는 대부분 기업들의 공장설립 인허가 과정이나 창업절차에서 이를 부당하게 거부하거나 지연 처리한 경우이다.
아울러 재계가 청와대에 건의한 문제점도 부처간의 협조미비 등으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의 다른 관계자는 "산자부ㆍ중기청ㆍ노동부 등 중앙부처들이 전반적으로 본질적인 내용을 검토하지 않은 채 부수적인 내용만 검토하거나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하지 않았다"며 "기업과 부처는 물론 관련 부처간에도 정책협조를 놓고 삐걱거리는 등 적지않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계는 6월18일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전략 보고회'에서 47개 항의 중점과제를 공식 건의했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적발사례를 놓고 구체적인 징계수위 및 제도적 개선사항 등에 대한 내부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감사원 핵심 관계자는 "기업들의 건의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한 사례가 많은 만큼 이들에 대해서는 비리공직자에 준하는 강력한 징계조치를 내리겠다는 당초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실제로 이번 감사 결과 일선 공무원들이 사소한 트집을 잡아 기업들의 창업이나 공장 설립을 부당하게 거부하거나 투자활동을 방해하는 바람에 투자의욕이 꺾인 사례가 숱하게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호남의 한 중견업체는 해외 제휴업체와 수출계약을 맺고 급하게 신규공장 설립을 해당 지자체에 제출했지만 진입로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며 담당 공무원이 딴죽을 거는 바람에 수출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감사를 담당했던 한 실무자는 "감사원에서 기업들의 민원을 받아 일선기관에 구체적인 거절사유를 물어보면 즉시 민원이 해결되는 사례가 적지않았다"며 일선기관의 방만한 근무자세를 비판했다.
한편 지난 2월20일 개설된 감사원 기업불편신고센터에는 지난달 말까지 모두 1,200여건의 민원이 쏟아져 들어왔다.
전용호 기자 chamgil@sed.co.kr
입력시간 : 2004-12-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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