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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향·가족에 대한 진한 그리움

김한 개인전 토포하우스서

'봄맞이'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 산천을 구상과 추상으로 화폭에 담아온 원로작가 김한(75) 화백이 2년 만에 갤러리 토포하우스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대포동 미사일 발사지로 익히 알려진 함경북도 명천군이 고향인 김한은 60여년간의 객지 생활로 고향에 대한 기억이 까마득해질 법도 하다. 그러나 작가로서의 감수성은 아직도 어릴 때 놀았던 고향 명천의 짙푸른 바다에 머물러 있다. 그의 작품은 바다와 하늘이 경계를 허물면서 만나고 아득한 옛 기억들이 중첩돼 고향의 하늘이 현실의 하늘로 변해버리는 듯 몽환적이면서도 감각적이다. 뭉툭한 듯 단순한 선은 이중섭을 닮아있고, 요염한 듯한 여인네의 얼굴은 천경자의 그림을 보는 듯 하지만 김한 특유의 굵고 강인한 선과 색은 여전하다. 90년대까지 우울한 듯 보였던 짙은 청색이 밝은 색으로 바뀌었고, 아이를 업은 여인 등 예전보다 유난히 여성들이 많이 등장해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그리움이 진하게 느껴진다. 그는 국내 화단에서 선 작업이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미술평론가 신항섭 씨는 “최근 작가들이 소묘를 등한시 하고 바로 채색으로 들어가는 경향이 있지만, 안드레이 밀레니코프 등 거장들의 작품성이 오랫동안 인정받는 것은 작품에 살아있는 소묘의 힘”이라며 “김한의 그림에 선이 살아 꿈틀대는 것은 평생동안 연필을 손에서 놓지않고 소묘작업을 꾸준히 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2002년 이후 작업했던 최근작 70여점이 선보인다. 2호 크기의 작은 작품부터 100호크기의 대작까지 다양한 크기의 그림이 걸렸다. 작품은 대부분 구상으로 그가 오랫동안 그려왔던 망향과 서러움, 절망과 분노, 전쟁과 분단이 아름다움으로 승화한 모습이다. 작품 속 주제는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에 응어리로 남아있는 공통된 정서를 건드린다. 전시는 15일까지 계속된다. (02)735-7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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