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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美예비선거 케리 강세의 의미

미국 근대사에서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예비선거를 연승하고 민주당의 최종 대선후보로 지명되지 않는 적은 한번도 없었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확실하게 승리를 거둔 존 케리 상원의원 역시 오는 1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항해 싸울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유리한 자리에 앉게 됐다. 예전에 선두를 달렸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또다시 패배했다. 이는 민주당원들이 열성당원뿐 아니라 전체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갖는 후보를 원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사례다.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은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을 이기고 뉴햄프셔에서 3위를 차지했다. 또 에드워즈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둘 다 선두 2명과는 큰 격차로 뒤지고 있다. 클라크는 뉴햄프셔 이후 하강국면으로 접어든 듯하고 에드워즈도 다음주 남부 지역에서 완승하지 않으면 가망이 없다. 아직까지 전체 대의원수의 2%밖에 선거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케리는 후보로서 집중적으로 점검받는 과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는 단지 부시 대통령에 대항할 만한 경륜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년 전 `희망 없던` 후보자에서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20년간의 의정활동과 베트남 참전용사로서의 군대 경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케리는 높은 수준의 정치적 경험 및 안보문제에 대한 신뢰성을 얻었다. 이는 케리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요인이다. 그러나 동북부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케리의 `당선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유권자들이 많을 수 있다. 그는 매사추세츠의 좌파적 성향이 강한 민주당원이다. 그는 의회에서 거의 모든 경제ㆍ사회적 이슈에 대해 굳건한 좌파적 성향을 보였고 미국의 자유주의 성향의 압력단체로부터 찬사를 받는 것을 즐겨왔다. 무엇보다도 케리가 대대적인 공약을 내세운 덕에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 더 큰 우려를 낳는다. 그는 당선되기 위해서라면 어떤 말이라도 하겠다는 인상을 풍겨 때때로 거북스럽기까지 했다. 이라크전에 대한 그의 관점 변화가 하나의 예다. 지난 91년 그는 대부분의 민주당원들처럼 바그다드에서의 군사행동 지원을 반대했었다. 그러나 2002년 10월에는 파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분명 당내 경선 출마를 앞두고 그가 자신의 안보에 대한 신뢰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은 것처럼 보인다. 이제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에 대항할 가장 강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는 민주당원들의 믿음을 증명해내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 1월29일자)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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