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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증시 안전판기능 회복시급

투신증시 안전판기능 회복시급외국인 보유주식 시가총액 30% 육박 그동안 국내 증시를 지탱해온 투신 등 기관투자가들의 역량이 급속히 약화, 증시 안전판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반면 외국인은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 증시 내 힘의 균형이 급속히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관은 올들어 지난 1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매도를 지속해 이달들어 지난 13일 현재 순매도 금액이 9조6,587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 기관투자가인 투신의 주식 보유금액은 지난해 말 30조원에서 올들어 지난 12일 18조원으로 무려 40%나 줄어들었다. 수익증권 환매증가 및 신규자금 유입정체라는 이중의 족쇄에 걸려 헐값으로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달들어 12일 현재 외국인의 주식 보유금액은 90조3,885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76조5,905억원보다 13조8,000억원 가량 늘었다. 이같은 외국인 주식 보유금액은 전체 시가총액 301조9,837억원의 29.93%에 해당하는 것으로 92년 국내 주식시장이 개방된 이래 최대치다. 증권업계는 외국인이 이달들어 1조3,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지속하는 등 공격적 매수에 나섬에 따라 조만간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은 30%를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점쳤다.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이 30%에 육박했다는 사실은 증시에 여러가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투자주체간 균형성 상실에 따른 리스크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외국인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 이들이 본격 매도에 나설 경우 시장은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는 환율불안까지 유도, 국내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반면 외국인은 주가가 상승할 경우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이 좋은 우량주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들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의 유통물량이 소진돼 주가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오기만 기다리는 천수답처럼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국내 투자자와는 대조적이다. 특히 외국인은 양적인 측면에서 주식시장의 3분의1을 점유하고 있음에도 정작 보유종목은 삼성전자·SK텔레콤·한국통신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국한돼 있어 자금조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가져올 공산이 큰 상태다. 외국인은 선물시장과 옵션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 양손에 칼을 쥔 형국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초반 매수→중반 매도→후반 매수, 또는 이와 역(逆) 방향의 매매패턴을 보이며 선·현물시장의 급등락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옵션시장에 대한 참여도 늘려 거래대금 비중이 지난해 말 3.7%에서 올 상반기에는 8.7%로 급증했다. 시장 어디에도 국내 투자주체에 의한 안전지대는 없는 셈이다. 반면 대표적 기관투자가인 투신권은 환매증가와 신규자금 유입정체로 올들어서만 6조3,63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팔자」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 파업으로 미매각 수익증권이 늘어난 것도 매도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부실공개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지속되고 있고 비과세펀드 허용에서 나타나듯 구멍 뚫린 대책들이 상황을 더욱 꼬이게 한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위축된 투신 등 기관의 매수여력을 살리고 특히 증시 안전판으로서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기관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이정배기자LJBS@SED.CO.KR 입력시간 2000/07/14 18: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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