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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불황 이렇게 뚫는다] [기고] 할인점 성장성

국내 할인점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7조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처음으로 백화점 시장을 앞지를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에 할인점이라는 업태가 들어온 지 딱 11년 만인 올해 드디어 백화점 시장규모를 추월할 전망이다. 올해 할인점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11% 성장한 19조5천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매시장 및 타 업태의 성장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돋보이는 수치이다. 그 결과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재래시장에 이어 가장 높은 13.7%에 달해 사업초기 1.5%에 불과하던 의존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할인점이 백화점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대표적인 업태로 성장하는데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IMF 경제 위기이다. 소득감소 및 중산층의 몰락으로 대표되는 IMF로 인해 가격을 중시하는 합리적인 소비패턴이 정착할 수 있었으며, 그 수혜를 본 업태가 할인점이기 때문이다. 즉 할인점은 기존의 백화점과 재래시장으로 양분되어 있던 소비자에게 저가의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쾌적한 공간과 서비스를 누리며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제시하였다. 향후에도 할인점 시장의 성장성에 의심을 갖지 않는 이유도 중저가 상품에 대한 할인점 소비 문화가 정착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맞벌이 부부 증가 및 주 5일 근무 확대 실시 등으로 주말을 활용한 할인점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백화점 대비 비용 및 위치 면에서 침투가 용이하고 아직 진입할 수 있는 상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매장면적 3천㎡ 이상 대형 할인점 점포 수가 245개에 도달하자 할인점 시장의 포화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올해 말 기준 점포 수는 3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까지 알려진 할인점 업체들의 매장 확대 계획을 감안하면 2005년 경에는 400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는 아직 국내 할인점 시장이 성장기에 있다고 발표하였다. 현재 국내 대형 할인점의 점포 당 인구는 16만 명으로 미국의 4만 명 대비 4배에 달하고 있는데, 인구 7~8만 명 당 1개꼴인 500개가 적정한 점포 수라고 언급하였다. 적정 할인점 수에 대한 마땅한 기준은 없으나, 지방 및 재래상권을 공략할 여지는 아직 충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반영하듯 선두 주자인 신세계를 비롯해 매장 수에서 열위를 보이고 있는 후발 업체들의 공격적인 매장 확대는 계속되고 있다. 8월 현재 56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는 올해 연말까지 추가적으로 8개의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며, 뒤를 쫓고 있는 롯데마트(현 30개) 및 까르푸(27개), 홈플러스(26개) 등도 매년 10개 정도의 투자를 밝힌 바 있다. 분명한 것은 점차 커져 가고 있는 투자규모(대형화) 및 입지 선정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투자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선발 업체의 경우 신규점보다 기존점의 매출비중이 확대되면서 성장성 둔화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계속해서 동일 상권에서 맞부딪치고 있는 빅 5 업체들의 가격경쟁이 올해의 경기 침체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체마다 저가 정책을 펼치고 있고, 사은품 및 쿠폰 북 발행 등 마케팅 비용의 증가도 점차 불가피해짐에 따라 마진율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격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2005년 경으로 예상되는 시장 성숙기간 중 원가 경쟁력에서 열위에 있는 업체들이 도태되며 자연스러운 구조조정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발 빠른 업체들은 할인점 시장에서 파생되어 틈새 시장으로 대체 성장할 대형 슈퍼마켓 및 카테고리 킬러 매장 등으로의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할인점 시장이 세분화되어 위에서 언급한 시장들의 의존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즉 향후 할인점 시장은 새로운 업태의 다른 이름을 빌어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결과적으로 할인점을 비롯한 `싸게 파는` 전략의 신 업태는 매장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달성이 필연적이어서 앞으로도 대형 선발 업체 주도의 시장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계선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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