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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수술 '나노로봇' 30년후 상용화"

작은 전자기계 소자 제작 '멤스' 기술 활용<br>日·이스라엘 초소형 의료로봇 잇따라 개발<br>엄청난 압력의 혈관속 이동이 기술적 과제

일본 리츠메이칸대가 지난 3월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이른바‘딱정벌레’ 로봇. 이 로봇은 머리 부분에 달린 카메라로 환부를 확인하고 약풀투여, 조직샘플 채취 등 실질적인 의료행위를 수행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월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소개된 테크니온공대의 초소형의료용 로봇. 지름이 1mm에 불과한 이 로봇은 무선조종을 통해 동맥과 정맥을 옮겨 다니며 특히 혈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첨단 나노기술이 의학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체내에 투입돼 각종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이른바 ‘나노로봇’의 출현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 과학 선진국들이 최근 암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초소형 로봇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 87년 개봉돼 기계를 향한 인간의 무한한 기대감을 자극시킨 영화 ‘이너스페이스(Inner Space)’에 나온 것처럼 혈관 속 적혈구를 헤치며 체내 곳곳을 탐험하는 초소형 잠수정의 출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영화 이너스페이스 속 초소형 잠수정을 가능하게 한 신비한 형태의 ‘축소 광선’은 아직까지 과학계에서 존재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과학계에는 ‘21세기 연금술’로 불리는 든든한 나노(Nano)기술이 있다. 그리스어로 ‘난장이’를 뜻하는 나노스(Nanos)에서 유래된 나노과학은 크기의 관점에서 100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다. 1㎚(10억분의1m)는 머리카락 1개를 1만번 자른 크기. 나노기술을 이용해 적혈구와 크기 대결을 벌일 수 있을 만큼 작은 ‘나노로봇’을 만드는 기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까. 바로 ‘멤스(MEMSㆍ미세전자기계시스템)’가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멤스는 전자기계 소자를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제작하는 기술. 멤스를 활용한 기계는 뇌와 신경에 해당하는 논리회로, 시각 또는 청각 등을 담당할 각종 센서, 팔과 다리 역할을 할 기계 장치, 그리고 이들을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구동기까지 완벽하게 갖춘 통합 시스템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 같은 기술 원리가 당장 머리카락보다 작은 나노로봇의 출현을 가능하게 하는 건 아니지만 올 들어 나노로봇의 급속한 기술 진보 속도를 가늠하게 하는 굵직한 개발 성과들이 세계 곳곳에서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일본 리츠메이칸대는 지난 3월 인체 내에 들어가 암세포를 파괴하는 초소형 의료로봇 시제품을 첫 공개했다. 작은 딱정벌레 모양의 이 로봇은 내부에 약물을 품고 체내에 들어가 머리에 부착된 마이크로 카메라로 환부를 확인, 약물을 투입하게 된다. 또 앞다리 끝에 달린 초정밀 가위로 환부 조직샘플을 채취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오뎃 솔로몬(Oded Solomon) 박사 연구팀은 최근 혈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능력까지 갖춘 지름 1mm의 초소형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나노로봇은 동맥과 정맥을 옮겨 다닐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체 치료용 나노로봇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바로 혈관 속 이동 기술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퍼져 있는 혈관의 총 길이는 12만5,000km로 지구 둘레를 두 바퀴 반을 감고도 남는다. 이런 긴 혈관 내에 피를 돌리기 위해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압력을 헤치며 거슬러 오르기란 결코 만만치 않다. 이처럼 중요한 기술적 난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면서 향후 수십년 내에 장기 곳곳을 치료하는 데 나노로봇이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한 관계자는 “인체를 돌아다니는 데 필요한 에너지 공급 문제 등 남은 과제들이 지금처럼 순조롭게 해결된다면 혈관 수술을 하는 나노로봇 개발이 가능하며 30년 정도 후에는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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