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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美 외교공백 우려

후임인선까지 최소 1~2개월 공석 불가피<br>핵폐기 협의 장기화 땐 채널부재 더욱 심각

청와대가 ‘깜짝 놀랄 빅카드’로 추켜세웠던 홍석현 주미대사의 낙마는 예고된 것이다. ‘X파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사퇴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난 주말 ‘X파일’의 뚜껑이 열린 직후부터 줄곧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인 것도 홍대사가 거취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고 모양새를 갖춰주는 ‘배려’차원으로 풀이된다. 홍대사의 사의는 진위여부를 떠나 97년 대선을 앞두고 불법 자금을 전달하는 통로역할을 한데 대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서 대사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청와대 역시 ‘X파일’의 진위여부가 우선돼야 하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고서 계속 ‘홍대사 감싸기’를 할 수 없다는 노릇이기에 사표를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홍 대사의 퇴진으로 청와대는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ㆍ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낙마 등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의 실패라는 비판을 또다시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미 외교에도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홍 대사의 사의 표명만으로도 주미대사로서 역할은 사실상 ‘정지’된 만큼 베이징 6자회담에서 제기되는 북핵 문제해법에 대한 한미간의 의견조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물론 외교부는 의견조율의 키는 워싱턴 대사관이 아닌 서울 외교부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으나 한미관계 유지에 한 몫을 거들어온 워싱턴 현지의 접점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사표 수리 이후의 주미대사 공백도 문제다. 후임 주미대사가 곧바로 내정되더라도 아그레망(현지국의 동의)을 받는 외교절차가 남아 있고, 그 기간이 보통 1개월 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미대사직은 적어도 1∼2개월 정도는 공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중 위성락 주미공사가 대사직을 떠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6자회담이 장기화되거나 ‘핵폐기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워싱턴 채널 부재의 문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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