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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풀렸나

수입이 증가한다고 해서 반드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수출한 만큼 수입을 하는 것이 국제교역상 원칙이다. 그러나 증가율로 따져서 수출은 거북걸음이나 수입은 토끼뜀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수입내용의 불건전성이다. 국내투자로 이어지는 원자재나 자본재 수입보다는 고가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소비심리가 수입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고가사치성 수입품의 내역을 보면 골프용품이 가장 크게 늘었다.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97.4%나 급증한 것이다. 다음이 승용차(258.8%), 냉장고(150.7%), 보석·귀금속(95.4%), 의류(47.7%), 화장품(35.7%) 등의 순이다. 이들 소비재 의 하루 평균 수입액만도 5,240만달러로 IMF전인 97년 10월의 5,120만달러를 넘어섰다. 정부당국의 우려도 실감이 간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IMF체제다. IMF를 극복하는 길은 수출밖에 방법이 없다. 그런데 수출증가율은 줄어들고 수입증가율은 높아만 가니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정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올 무역수지 흑자목표 250억달러 달성이 비관적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런다고 정부가 예전처럼 드러내놓고 소비억제대책을 시행할 처지도 못된다. 결국 국민 스스로 분수에 맞는 생활을 실천하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그런데 요즘의 소비행태를 보면 지나친 데가 없지 않다. 해외여행객이 급증, 휴양지행 노선마다 만석을 이루고 있는 것도 과열소비의 연장선상이다. 지금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고급옷 파동」도 따지고 보면 정신적 해이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세계를 감동시킨 「금모으기」 정신으로 다시 한번 돌아가야 한다. 외환위기가 가셨다고 하지만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국제적으로 금융불안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은 마음을 놓을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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