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시장의 경쟁은 끝났다.” 22일 신세계 이마트가 국내 5위 할인점인 월마트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지수 급락세 속에서도 신세계 주가는 날아올랐다. 할인점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게 된 신세계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신세계 주가는 전 주말보다 2만8,500원, 무려 6.6%나 치솟은 4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월마트 인수 사실이 공개되기 전인 개장 직후부터 외국인의 매수세가 모여들기 시작해 시종일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유통업계에서 신세계의 영원한 ‘맞수’인 롯데쇼핑은 장중 한때 35만6,000원까지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1만7,500원(4.62%) 떨어진 36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월9일 상장된 이래 최저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가 보여주듯 월마트 인수는 신세계 주가에 선명한 ‘청신호’를 밝힌 반면, 롯데쇼핑은 라이벌의 경쟁력 강화라는 악재로 인해 적어도 일정 기간동안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다른 유통주의 경우 신세계의 이마트와 직접적인 경쟁구도를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세계 이마트는 시장 점유율을 최소 43% 이상으로 확대, 확고한 1위 업체의 위상을 갖춰 주가가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롯데쇼핑은 기대했던 까르푸 인수 좌절에 이어 전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현재 신세계 55만원, 롯데쇼핑 46만3,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는 목표주가를 각각 상향,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홍석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롯데쇼핑은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2%대에 그쳐 20%에 달하는 신세계보다 현저히 낮다”며 “롯데쇼핑의 주가 상승여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 호재를 맞은 신세계의 주가전망에 시장이 한 목소리로 ‘업(UP)’ 사인을 내고 있는 가운데, 인수경쟁에서 밀린 롯데쇼핑의 ‘수난’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도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겠지만, 신세계와 함께 유통업을 대표하는 저력 때문에 주가 부진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할인점 시장에서는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는 단기적 실망감이 롯데쇼핑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백화점에서의 확고한 위치에는 변함이 없다”며 “업종 대표주로서 신세계와 같이 평가를 받기 때문에 두자릿 수의 주가 상승여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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