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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파행?… 김중수式 인사에 한은 술렁

후임에 KDI 출신 김준일씨 1순위 추천

김중수(오른쪽)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7차 동남아시아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김 총재는 글로벌 위기가 신흥국으로 번지고 있고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재기자

김준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부총재 후임으로 경제연구원장(KDI) 출신인 김준일 한은 경제연구원장을 1순위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노조는 "김 원장이 청와대의 낙점을 받는다면 부총재가 한은 출신이 아닌 외부인사로 채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13일 한은 등에 따르면 김 총재는 4월7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부총재 후임으로 김 원장과 박원식 부총재보를 지난달 말 각각 1ㆍ2순위로 청와대에 추천했다. 한은 부총재는 총재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박사 출신인 김 원장은 KDI 거시경제팀장과 국제통화기금(IMF) 부과장 등을 지냈다. KDI 원장을 지낸 김 총재가 한은에 입성한 해인 지난 2010년 12월 한은 경제연구원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KDI 시절부터 김 총재의 신임이 각별했다는 후문이다.

부총재로 김 원장을 추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은 내부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등의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과거 인사의 공식을 완전히 깨뜨렸다는 이유에서다. 한은 부총재는 그동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거나 임기를 마치고 나간 부총재보 가운데 발탁하는 게 관례였다. 이번에도 임기 만료를 앞둔 부총재보가 3명이나 있지만 김 총재는 이들을 모두 제치고 외부인사나 다름없는 김 원장을 선택한 것이다.



사실상 외부 출신을 부총재로 낙점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부총재는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금통위와 한은 집행부의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한은 업무를 잘 모르는 김 원장이 이런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4월이면 금통위원이 5명 교체되는 것과 맞물려 금통위의 안정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노조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총재가 외부 출신 인사여서 부총재는 당연히 내부 출신 인사가 추천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최종 결정이 남았지만 부총재 인선이 조직에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 총재는 이와 함께 임기가 끝나는 김재천ㆍ장병화ㆍ이광준 부총재보의 후임으로는 강준오 기획국장, 강태수 금융안정분석국장, 김종화 국제국장을 후보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부총재보 인사 역시 예상과 달리 변화의 폭이 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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