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의 거센 공략으로 국내 주식워런트시장(ELW)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거래량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으며, 도이치증권 등 다른 외국계 증권사도 이달 초 도입된 조기종료ELW를 발판 삼아 파죽지세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맥쿼리증권의 ELW 거래대금은 총 41조9,159억원으로 ELW 시장에 진출한 업체 가운데 최대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ELW 거래대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된다는 뜻이다. 반면 한투증권은 이 기간에 거래대금 39조6,178억원을 기록, 지난 2007년부터 3년 연속 꿋꿋이 지켜왔던 1위 자리를 뺏기고 2위로 내려앉았다. 지금까지 국내 ELW 시장은 한투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사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최근 1~2년 새 맥쿼리증권, 도이치증권, 노무라증권, 씨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구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전체 시장에서 미미했던 외국계 증권사의 시장점유율은 올 들어 21.4%(5개사 거래대금 기준)로 20%를 넘어섰다. 이달 초 조기종료ELW 시장 도입을 계기로 이런 추세는 더욱 굳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9월 한 달간 ELW시장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시장점유율은 27.3%로 30%에 육박했다. 조기종료ELW 시장만 놓고 보면 맥쿼리증권(2조1,226억원)이 월등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맥쿼리증권과 도이치증권(7,337억원) 외국계 2곳이 전체 조기종료 ELW 거래대금의 48.1%로 절반 가까이 됐다. 국내증권사의 경우 한투증권(7,789억원), 대우증권(7,24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계 증권사가 ELW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선진금융 노하우를 가진 외국계의 풍부한 운용경험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트레이더의 높은 역량과 유동성공급자(LPㆍLiquidity Provider) 시스템의 안정성, 홍콩 등에서 쌓아온 마케팅 노하우가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의 경우 안정적인 LP시스템을 통해 거래비용을 감당하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 유리한 가격을 제시해 활발한 거래를 일으키고 있다”며 “다만 일부 LP의 경우 과열된 경쟁으로 인해 전산장애가 반복되는 만큼 업계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선 전산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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