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수출기업 긴급 좌담 한국경제 마이너리그서 메이저리그로…세계 시장서 인정받는 좋은 기회 될것車수출 증가·美 빅3 부품수입도 늘것…섬유는 원산지 규정 복잡, 효과 미지수국회서 조속히 비준해야 업계에 도움…정부 적극적인 홍보·보완책 뒤따라야 정리=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협상의 결과를 최대한 활용, 미국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은 기업의 몫으로 남게 됐다. 서울경제는 3일 한국무역협회와 공동으로 자동차ㆍ섬유ㆍ비철금속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주요 업종의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 한미 FTA 협상결과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사회=역사적인 한미 FTA가 결국 타결됐습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오석 원장=한미 FTA는 우리 경제가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들어가는 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중국과 일본의 샌드위치 신세라던가 저성장 덫에 빠졌다는 지적이 많은데 한미 FTA가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한미 FTA를 한국과 미국간이라는 시각에서만 보지 말고 앞으로 있을 유럽연합(EU)ㆍ중국ㆍ일본과의 FTA 협상 등에서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사회=기업에 계시는 분들은 이번 협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문원 사장=개방은 우리가 거쳐야 할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봅니다. 협상 타결 이후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미 LPGA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과 비교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선수들 30여명이 대회에 참여하고 달러도 벌어들이고 있는데 시장이 열려 있었기에 우리 여자 골퍼들이 갈 수 있었습니다. 또 가서 1등 할 실력을 갖춰서 상금도 벌고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미 FTA도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영균 전무=세계 경제가 개방화 시대를 맞아 자유화되고 지역마다 블록화를 추진하는 시대에 미국과의 FTA는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미국은 세계 제1위의 경제대국이고 한국은 10위권의 위상을 갖고 있어 FTA가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고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한미 FTA에 따른 영향이 업종이나 산업별로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 미국 시장에 우리 자동차가 진출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김소림 상무=한국이 세계적인 자동차 대국이 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 내수가 반으로 줄었음에도 해외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 우리는 113억달러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했으며 2000년 이후 연평균 12%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습니다. FTA로 완성차 수출이 늘어나고 현지 생산공장의 부품조달 비용이 낮아질 뿐 아니라 미국 빅3도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부품을 더 빠른 속도로 수입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회=섬유업종의 경우 2005년 다자간 섬유협정이 폐지된 이후 국내 업체가 미국 수출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어떤 변화가 예상됩니까. ▦김 전무=우리 의류의 경우 미국시장 점유율이 2000년 3.8%에서 2006년 1.3%로, 섬유사와 직물은 2000년 8.4%에서 지난해 7.9%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FTA는 분명히 호재이고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섬유 전체적으로 즉시 철폐 비율이 61%에 달하지만 면 제품은 20%도 안될 정도로 품목별로 수혜폭이 매우 다릅니다. 또 섬유는 원산지 규정이 복잡해 FTA에서 규정을 충족할 제품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이기도 합니다. 막연하게 FTA 체결을 낙관해서는 안되고 세부적인 사항을 검토해 섬유산업 활성화 방안을 세워야 합니다. -사회=풍산은 비철금속 업종을 대표하는 국내 기업인데 이번 FTA 체결로 인해 비철금속 산업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 사장=전체적으로 미국 시장을 보면 동제품 수요 규모는 120억달러로 그 가운데 수입비중이 52억달러 정도에 달하지만 우리 수출액은 8,000만달러에 불과합니다. 수입의 40%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국가가 차지하는데 FTA를 계기로 한국제품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자동차ㆍ자동차부품ㆍ전자제품 수출이 늘어나면 필수 소재인 동제품도 많이 수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회=우리 주력수출 분야인 반도체ㆍ정보기술(IT)제품ㆍ철강ㆍ기계산업 등의 향후 수출 전망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현 원장=이 업종들은 현재 대개 1~2%의 낮은 관세율로 관세 철폐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기업의 브랜드력을 높일 수 있고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투명해져 제조업에 관한한 우리의 미국시장 진출은 FTA를 계기로 밝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 무역구제 부문에서 우리의 요구사항이 모두 관철이 안돼 실익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오히려 기업 스스로 투명해져 덤핑에 관한 메커니즘을 갖는 게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과거 3% 중반에서 현재 2% 중반대로 떨어진 미국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 사장=전체 업종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처지가 아니고 풍산을 예로 들자면 우리의 주력 제품인 소전은 유럽에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데 가격ㆍ품질ㆍ마케팅ㆍ서비스 면에서 경쟁력이 갖춰져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습니다. 여타 기업이나 업종에서도 각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면 충분히 시장을 뚫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모든 시스템을 바꾸고 그렇게 함으로써 좋은 기회를 활용해야 합니다. -사회=과거 우리 섬유산업은 대미 주력 수출 업종이었는데 잘하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까요. ▦김 전무=세계 디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중국이 위안화 절상, 인건비 상승으로 한계에 달하고 있고 월마트의 저가정책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한미 FTA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섬유 관세는 원료 단계보다는 제품 단계일수록 높기 때문에 제품을 수출할 경우 더 많은 관세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고부가 제품 쪽에 주력할 경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회=자동차는 미국이 세계 최대 생산, 소비시장인데 이번 협상 체결로 우리 자동차업계가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 상무=품질과 성능 차원에서는 우리 자동차업계가 일본과 버금가는 수준에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세련된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완성차 부문의 수출을 늘리고 현지 생산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환경친화형, 미래형 하이브리드 제품에 많은 투자를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상용화를 이뤄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사회=그동안 우리나라는 FTA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가 이번 FTA 체결을 계기로 일거에 FTA 선진국이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적지않아 보입니다. ▦현 원장=FTA를 체결만 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국회에서 비준해 발효돼야 업계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조속히 비준해야 하고 정부가 보완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피해 부문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보상의 규모를 정할 때 인색할 필요는 없고 실제 보상이 집행될 때 엄격히 감독해 엉뚱한 데 돈이 낭비되지 않도록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하고 제대로 평가하는 게 중요합니다. ▦김 상무=FTA가 상호간에 경쟁력이 강한 부문을 살려 소비자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므로 기업인들도 대국적 차원에서 봐야 합니다. 또 정부 역시 이익을 본 부문에서 돈을 걷어 손해 본 부문을 보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김 전무=전체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시각을 버려야 하는데 FTA 타결 이후 경쟁력이 약한 업체들이 더욱 약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병행돼야 합니다. ▦이 사장=이해 당사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가고 그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이해와 홍보가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적극적인 홍보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FTA가 발효돼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부와 기업이 FTA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는데 한미 FTA를 기회로 활용하는 데 오늘 좌담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입력시간 : 2007/04/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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