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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수처리기술’ 웅진케미칼, 일본에 매각 가능성↑

도레이첨단소재 인수 유력…예산 1,000억 투입한 기술력 상실 우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처리 필터 핵심기술을 가진 웅진케미칼이 일본 기업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국가예산까지 투입된 이 분야에서 한국이 연구개발(R&D) 역량이 사라진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화학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웅진케미칼 인수에 뛰어든 일본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 10일 본입찰에서 인수가격으로 4,300억원을 제시했고 LG화학, GS에너지, 유니드 등 국내 경쟁사들은 이보다 낮은 가격대를 써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중인 웅진홀딩스의 자회사 웅진케미칼 매각에서 가격적 측면만 고려되면 이변이 없는 한 도레이첨단소재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도레이와 웅진케미칼이 세계 역삼투압필터(RO·Reverse Osmosis) 시장점유율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상황에서 가격적 요소뿐만 아니라 국가 기술 경쟁력 보호 및 기술유출 방지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처리 필터 사업 등을 통해 축적한 핵심 기술을 일본 업체에 고스란히 넘겨 줄 뿐 아니라 향후 국내 기업 및 산업의 경쟁력 하락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웅진케미칼의 수처리 사업 핵심기술인 역삼투분리막은 개발 초기단계부터 국책과제로 선정, 국가 자원까지 투입하며 기술적 성과를 이뤄냈지만 결과적으로 ‘남 좋은 일 시킨 꼴’이 된다는 것이다.

작년 한해 매출액 1조 1,104억원, 영업이익 285억원을 기록한 웅진케미칼은 역삼투분리막 필터에서 국내 1위이자 세계 3∼4위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웅진케미칼은 1994년 국내 처음 역삼투필터 국산화에 성공한 이후 MF(마이크로 필터) 및 UF(울트라필터)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국내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또 미국 등에 대규모 납품을 성사시키는 등 수처리 필터 부분에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웅진케미칼은 장영실상, 대한민국 기술대전 국무총리상을 비롯해 2009년 대한민국 신성장동력 경영대상을 받았고 2003년에는 내오염성 역삼투압분리막이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역삼투압필터 세계 시장 규모는 1조 1,000억원으로 현재 미국 다우케미칼(32%), 일본 니토덴코(32%)와 함께 도레이 및 웅진케미칼이 각 11%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수담수화사업의 핵심기술로 향후 급성장이 예상된다.



웅진케미칼은 2006년부터 국토교통부 등이 국가 R&D 예산 955억원을 투입해 추진해온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 6년간의 연구를 통해 지난 4월 고기능성 해수담수화 RO막 제조 및 모듈 개발을 완료했다.

이는 미국 및 일본이 주도해 온 해수담수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로 여겨졌다.

최근에는 차세대 해수담수화 필터인 ‘정삼투 멤브레인 필터(FO)’에서도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웅진케미칼이 도레이에 인수되면 국가 예산이 투입된 해수담수용 역삼투압막 및 정삼투 멤브레인 필터 개발의 성과가 고스란히 일본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정부가 신규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한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의 미래 성장 축도 잃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레이측은 역삼투막에서 여러 고급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나노, 울트라막 기술도 확보한 세계 유일 기업으로 기술유출 가능성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도레이 관계자는 “한국에 1963년 코오롱에 섬유기술을 제공한 뒤로부터 지금까지 철수 한번 하지 않은채 계속 투자해왔고 삼성, 코오롱 등과도 합작관계를 유지 중”이라며 “환경부의 수처리 분야 국책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레이첨단소재가 1999년 일본 도레이그룹과 웅진케미칼의 전신인 새한이 6대 4로 지분 투자해 만든 합작회사 도레이새한이 모체였었던 만큼 두 기업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더욱 클 것이라고 도레이측은 주장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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