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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 핵심 국민연금 기금
입력2004-11-08 11:12:17
수정
2004.11.08 11:12:17
누적액 천문학적 내년말 165조 예상 '정부 입김 작용시 연금 부실화' 우려<br>복지부ㆍ국민연금공단 "기금 동원시 개별사업 수익률등 꼼꼼히 따져 결정"
'한국판 뉴딜'의 중심에 서 있는 국민연금기금의규모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128조원이 넘었다. 내년 말쯤 되면 165조여원으로 불어나는 등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누적액이 증가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주식·채권 시장은 물론 부동산도 좌지우지할 수있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연금 기금의 사용처를 놓고 `정부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항상 제기돼 왔다.
특히 `정치 목적'의 기금 사용에 대해선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으나 실제 마지막 순간까지 가동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정치권력에 취약한 우리 사회의 구조상 의심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채권시장에 101조원을 투자, 전체 채권시장의 14.6%를 차지하는 큰 손이다. 주식시장도 시가로 10조9천억원을 투자해 전체 주식시장의 2.6%를 점유하고 있다.
내년도에는 채권에 50조2천212억원, 주식에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식의경우 국내 주식에 4조7천억원, 해외 주식에 3천억원이 투입된다.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에는 1조6천억원을 잡아놓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연금 기금 운용수익률이 7.98%로 매년 비교적 높은 자산 운용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이번 뉴딜 정책에서 연금과 연관된 항목은 대부분 기존에 추진해왔던 사업들을 취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진작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SOC 투자의 경우 고속도로 6건(1조692억원),철도 3건(1조692억원), 항만 5건(6천562억원) 등에 참여 계획을 이미 세워놓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국민은행 사옥과 데이콤 빌딩을 매입키로 한 것을 비롯,내년중 서울 요지의 빌딩 5-6개를 사들이기로 하는 등 부동산시장에서도 연금기금의입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노인 대책의 경우 연금 기금을 동원, 노인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 나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고, 공공보건의료시설 및 보육시설 건립도검토해 놓고 있는 내용들이다.
문제는 정부가 뉴딜을 추진하면서 정부 재원으로는 한계가 있는 신규 사업에 연금 기금을 반 강제적으로 동원할 경우다.
연금 관계자가 "정부에 대한 불신이 연금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지않을 수 없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금 기금은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게 내부의 객관적 투자 기준에 따라 장기적관점에서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기금이 국민의노후 보장을 위한 것인 만큼 섣부른 투자로 실패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기금 관리부처를 재경부가 아닌 보건복지부에 둔 것도 이같은 관점에서다. 경기상황에 민감한 재경부에서 기금을 관리할 경우 연금 기금의 가변성과 위험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와 연금공단 내부에선 "정부가 뉴딜을 위해 기금을 동원하려할 경우개별 사업에 대해 수익률 등을 꼼꼼히 따져 결정할 것"이라는 강경 입장이 표출되고있다.
여기에는 무리한 연금 기금 동원이 기금의 부실화로 이어질 경우 가뜩이나 `연금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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