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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캣츠' 국내서 부활
입력2002-11-10 00:00:00
수정
2002.11.10 00:00:00
'세계 4대 뮤지컬'의 하나로 꼽히는 뮤지컬 '캣츠(cats)'가 인터내셔널 투어팀에 의해 국내무대에 다시 오른다. 내년 1월29일부터 3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예정. '캣츠'팀의 내한은 1994년 호주 투어팀의 공연 이후 8년 만이다.
1981년 초연된 '캣츠'는 '오페라의 유령'의 작곡가 엔드류 로이드 웨버가 쓰고 '레 미제라블'(1985년), '오페라의 유령'(1986년), '미스 사이공'(1989년) 등 4대 뮤지컬을 차례로 해산한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을 맡은 뮤지컬이다.
초연시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RSC)의 일류 스태프들이 다수 참여, 상업극으로 천시되던 뮤지컬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도 받았다. 전세계 30여 개국, 300여 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연되며 5,000만 명이 넘는 관객과 만났고,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18년(7,485회)간 무대에 오르며 '최대 장기공연' 반열을 차지하는 등 숱한 화제를 낳은 초히트작이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는 무려 21년(총 8,950회)간 공연되기도 했다. 현재는 런던과 뉴욕 모두에서 공연이 종료된 상태.
내한하는 해외 공연팀은 제작사인 RUG의 호주지부가 운영중인 유일한 투어팀이다.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 배우들로 짜여졌고 스태프진에 런던 및 호주 공연 멤버들이 참여한다. 독일과 일본의 라이센스 무대(현지 자체 공연)를 제외하곤 '캣츠' 장기공연이 종료된 상태라 현재로선 그 명맥을 잇는 최상의 팀이라 할 만 하다.
국내 공연은 '오페라의 유령'을 라이센스로 들여왔던 ㈜제미로와 예술의전당이 동반 제작한다. 총 제작비는 21억원 규모. 제작진은 좌석 대비 2/3 이상의 유료 관객을 기대하고 있다. 티켓 예매는 오는 13일부터 가능하다는 설명.
최근 코리아픽처스와 손잡고 브로드웨이 신작 뮤지컬 '라 보엠'의 제작자로 참여, 화제를 모았던 설도윤 프로듀서는 "브로드웨이 수준의 뮤지컬을 꾸준히 소개해 확대된 관객층의 저변을 다지고, 급조해 무대에 올리기 바쁜 일부 업계의 모습을 가꿀 수 있다"고 작품의 기획 의의를 밝혔다. 설 프로듀서로서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퍼포먼스 '델 라 구아다'에 이은 세 번째 행보.
하지만 외국인 투어팀의 40회 장기공연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현 시점에 100% 수입뮤지컬이 필요한 근거가 그리 시원치 않는데다 제작 상황상 큰 수익을 기대할 수도 없기 때문.
'공연장 기근'이 심각한 상황에 한달 이상 예술의전당을 사용한다는 점도 원성을 살 만 하다. 다만 호주 RUG 측은 이후 국내 라이센스 공연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일관되게 내비치고 있다. '캣츠'는 향후 행보로 공연계에 되갚아야 할 '징검다리'공연인 셈이다. 3만-12만원. (02)580-1300, 501-7888
◇뮤지컬 '캣츠'=영국 시인 T.S.엘리엇의 우화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토대로 했다. 1년에 한번씩 모여 환생할 고양이를 뽑는 고양이들의 축제가 그 배경.
환상적인 몸놀림을 겸비한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들을 통해 인생의 단면을 보여주지만 드라마적 요소는 강하지 않다. 고양이와 흡사한 분장으로 무대 위를 누비는 배우들은 실상 엇비슷해 보이고 유려한 미색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20년 이상 롱런할 수 있었다는 데 작품의 매력이 있다.
고양이 눈높이에 맞춰 제작된 깡통, 폐타이어, 쓰레기 더미 등의 무대 장치도 눈길을 사로잡고, 바버라 스트라이샌드 등이 부른 뮤지컬 곡 '메모리' 역시 일반인들에게 친숙하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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