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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도 패션" 대중화 앞장

귀금속업계 여성진출 활발귀금속업계에 여성들이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보석에 대한 일반인의 통념을 송두리째바꿔놓고 있다. 90년대 초까지 만해도 귀금속이란 부의 상징이지만 장롱속에 간직해두는 소장품에 불과했다. 또 업종의 속성상 가족사업을 이어받은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전문지식이 부족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여성들이 보석 관련 전문지식으로 무장하고 업계에 진출하면서 귀금속은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패션의 일부로 사랑받게 됐다. 이들은 보석디자인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정착시킨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보석에 대한 정직한 평가가 시작된 것도 여성들이 귀금속계에 진출하면서부터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무조건 크고 굵은 알이 더 좋은 것' 이라는 일반인들의 보석에 대한 편견을 실속있고 편안한 나만의 디자인을 고집하도록 변화를 주도했다. 여성들이 보석업계에 미친 영향은 크다. 밀거래가 많다는 보석업계의 경영을 투명하게 바꾸는 역할을 했으며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또한 실용적이면서 고객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개발해 인간중심의 보석문화를 가꾸기 시작한 것도 이들이 업계에 미친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외국 유명 상품의 모조품 만들기에 급급했던 업계의 관행을 바꿔 자신만의 창의적인 작품으로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여자 고객이 90%이상을 차지하는 귀금속업계에 이들의 심리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여성들이 귀금속업계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배경으로 해석된다. 이들 중에는 전통공예 고급화에 앞장서 세계시장에서 각광받는 여사장도 있다. 금속공예 제(齊)의 최인숙 사장(42)은 금은보석을 이용해 노리개, 가락지 등을 현대감각에 맞게 재해석해 한국의 문화를 상품화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역사책 속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며 "문화이미지가 국가이미지인 시대에 한국의 특성이 담긴 독창성을 현대화시키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해외유학파도 상당수 있다. 이들은 외국에서 익힌 전문기술을 바탕으로 장롱속이나 은행 금고에 잠자고 있던 보석에 여심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보석디자이너 1호인 캐럿투의 박은숙 사장(39)과 주얼버튼의 장현숙 사장(36)은 일본의 보석전문학교인 히꼬미즈노 주얼리컬리지를 졸업했다. 이들은 국내에 보석디자이너에 대한 개념이 생소했던 80년대 말 국내에서 보석쇼를 개최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박은숙 사장은 시스템주얼리라는 기능성보석장신구를 최근 내놓았다. 이 제품은 머리핀을 옷핀으로 다시 목걸이로 바꿀 수 있는 신개념 장신구다. 박 사장이 갖고 있는 국제 특허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경첩을 보석에 이용한 나비 팬던트는 시스템주얼리 중 대표적인 작품이다. 시스템주얼리는 2000년 우수산업 디자인상품으로 선정됐으며 산업자원부에서 신기술로 인정받기도 했다. 장현숙 사장은 95년 커플반지를 대중화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보석은 겉치레를 위한 것이 아니다"며 "예를 갖춘 인간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 보석"이라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애족(愛族)이라는 브랜드를 '애조끄'라는 불어식 표현으로 국제화해 상표등록을 했다. 고급 브랜드화를 주도해 보석의 디자인을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96년 다이아몬드 국제대상에서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데 100년이 넘게 걸린다"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고이노의 이은아 사장(36)은 미국의 보석전문학교인 GAI에서 보석의 부가가치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 사장이 가장 고심하는 것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는 창업초기부터 투명경영을 강조해 업계에서는 비밀로 돼 있는 매출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특수 계층만이 소유할 수 있는 재산가치로서 보석이 아닌 패션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인간과 함께하는 보석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장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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