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투자심리도가 2주 연속 100%를 기록했다. 75% 이상이면 시장이 과열됐다는 의미로 과거 2주 연속 100%를 기록한 경우는 3차례뿐이다. 주목할 점은 3차례 모두 그 이후 단기조정이 발생했다는 것. 14일 서울증권 분석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과열된 중국증시 돌발변수와 글로벌 유동성 긴축국면 진입에서 국내 증시가 조정의 빌미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언제 또 터질지 모를 차이나 쇼크=조정역할 1순위는 중국변수다. 올 들어 상하이 종합지수가 무려 50.3%나 오르며 단기간에 4,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중국증시 과열현상은 정책당국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중국 주가상승 속도는 과거 대형 버블을 경험했던 지난 80년 말 일본이나 90년대 말 나스닥 버블과 비교해도 빠르다”며 “이미 대형 버블 조건을 갖춘 만큼 이제 속도조절이 나타날 시기”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중국 당국자들은 금리인상, 투자세력 조사, 비유통주 매각, 자본차익 과세 등 과열 억제대책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정책변수로 중국증시 조정이 온다면 국내 증시로서는 울고 싶을 때 뺨을 맞게 되는 셈이다. 특히 한국증시는2005년 7월 이후 중국증시와 뚜렷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중국증시 조정에 따른 하락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내 증시 ‘쏠림’과 ‘과열’=국내 증시의 내부적인 ‘쏠림현상’도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정석 NH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계ㆍ조선업종의 가파른 상승이 3월 이후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해온 데다 소재ㆍ산업재 섹터로의 편향적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고 평가했다. 임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3월 저점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6.5%에 그친 반면 소재ㆍ산업재 상승률은 평균 38.5%에 달했다. 이 기간 기계업종은 55.5%, 조선업체 4사의 상승률은 무려 83%에 이르고 있다. 이들 업종이 기업이익 증가 모멘텀이 있지만 이익개선 추세에 비해 주가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달리 보면 상승세를 주도한 업종의 주가오름세가 조금이라도 주춤할 경우 거침없었던 국내 증시 상승추이도 힘을 잃게 된다. 물론 소외됐던 은행ㆍ증권 등 금융주들이 상승견인차 역할을 이어받으며 순환매국면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유동성 줄면 큰 조정 올 수도=올해 글로벌 증시의 동반상승세는 전세계적으로 풍부한 유동성의 힘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ㆍ미국 등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금리인상에 따른 긴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조정론의 선봉에 섰던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내세운 근거도 역시 엔캐리트레이드 자금 해소로 인한 글로벌 증시의 유동성 부족이었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긴축 이슈가 불거지면 증시는 조정다운 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 상승추세는 변화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기호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심리도가 과도했던 과거의 경우 모두 조정을 겪은 후 상승추세를 보였다”며 “장기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