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이달 선임될 금통위원 후보군에 장관급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한은 출신 인사도 배제됐다"고 11일 밝혔다. 금통위원 후임 인선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하마평만 무성할 뿐 이렇다 할 유력 후보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군의 선을 긋는 발언이다.
이 당국자는 특히 "최근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후보군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더불어 한은 출신인 김윤환 금융연수원장 등도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획재정부 안팎에서 거론됐던 강호인 전 재정부 차관보도 후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원 후임 인선 작업이 예전과 달리 총선 이후로 미뤄지면서 청와대가 국제금융이나 통화정책 등에 대한 경험과 식견보다는 MB 인맥을 내세우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들 후보를 최종 심사에서 제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관급 인사와 한은 출신을 제외할 경우 신임 금통위원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사는 자연스럽게 학계 출신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학계에서는 민상기 서울대 교수와 대통령실 국제경제보좌관을 맡고 있는 이종화 고려대 교수, 정갑영 연세대 총장, 채희율 경기대 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한은에서는 글로벌 감각과 마켓(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춘 인사가 금통위원으로 선임돼 김중수 총재와 호흡을 맞추기를 원하지만 아무래도 청와대 의중을 대변하는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금통위원은 한은 총재와 부총재가 당연직이고 나머지 5명은 한은∙금융위원회∙재정부∙은행연합회∙대한상의가 한 명씩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따라서 정부와 청와대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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