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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택시장 과열인가

李東晟(주택산업연구원장)최근 수도권지역의 신규주택분양시장에서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과열정도가 심하여 투기의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투기가 전체 주택시장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 중에서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여건이 양호한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아파트 분양권에 대한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서울의 한 조합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낮아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자가 몰려들어 과열된 현상을 보였다. 또한 지난 3월에 실시한 서울지역 동시분양의 경우도 평균 1.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신규분양시장의 열기가 더해가고 있다. 이러한 신규분양시장의 열기는 주택시장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주택시장의 회복은 최근의 거시경제 회복과 정부의 지속적인 주택경기 활성화대책에 기인하다. 지난해 IMF상황에 따라 극심한 침체를 보였던 거시경제가 최근 괄목할 정도로 회복되고 있다. 대미환율은 2,000원대를 넘어섰던 작년과는 달리 현재 1,200원 선에서 안정을 찾고 있으며 금리도 30%에 육박하던 것이 현재 6∼7% 대로 진입하고 있다. 생산 역시 작년 11월 이후 연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도소매판매액지수도 지난 1월에는 14개월만에 처음으로 2.8%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거시경제의 회복 징후는 주택경기를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주택경기 활성화대책을 통해 각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수요를 회복시키기 위한 주택자금의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분양권전매 허용, 각종 관련 세제의 완화 및 폐지는 자금공급 확대와 더불어 주택수요를 회복시키기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주택시장의 회복속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거시경제의 회복과 지속적인 정부의 주택경기 활성화대책에 힘입어 주택시장도 서서히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실제로 10만가구를 웃돌던 미분양주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봄철 이사철에 맞추어 전세가격과 매매가격도 서울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상당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규분양시장의 과열 현상이 전체 주택시장으로 파급될지는 의문이다. 우선 신규분양시장의 과열 현상은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있으며 몇몇 이름있는 대형업체에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서울 동시분양의 경우도 상당수의 미분양 현상을 보이고 있어 과열 현상은 대형 업체에 편중되어 있다. 신규분양시장의 열기는 주택수요의 계절성, 지역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이러한 열기가 전체 주택시장으로 파급되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의 회복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거시경제 회복에는 아직도 많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완결되지 않은 상황이고 아직은 불안정하기만 한 노사관계나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부진 등도 거시경제에 대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8%를 넘는 대량실업에 대한 해결방안이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거시경제가 소비수요를 중심으로 다소 회복되고 있으나 기업의 투자활동은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거시경제가 회복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되고 있지만 그 회복시기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주택시장도 아직은 낙관하기 힘들다. 미분양주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9만호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주택사업자들의 재투자여력을 억제하고 있으며, 주거용 건축허가면적도 금년 1∼2월 288만㎡로 작년 동기대비 62.8% 감소하였다. 주택경기는 일반경기에 후행한다. 거시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어야 주택수요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주택경기의 회복은 주택수요가 얼마만큼, 언제 회복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정책변수이다. 정부의 강도 높은 주택경기 활성화대책이 마련된다면 주택경기의 회복속도는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주택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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