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재고 누적으로 잇달아 가동중단 조치를 취했던 시멘트업계가 설 연휴를 고비로 정상 궤도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 등이 내수침체에 따른 재고 적체로 지난 연말 절반 이상 가동을 중단했던 킬른(시멘트용 고로) 가동률을 최근 대폭 늘리며 설 연휴에도 정상시기에 버금가는 수준의 조업에 들어갔다. 또 창사 이래 최초로 킬른 7기 가동중단이 예고됐던 동양시멘트도 연휴기간중 평상시의 절반 이상 수준의 킬른 가동율을 보여 시멘트 업계가 최악의 경기침체 국면은 벗어났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작년말 동해와 영월공장의 킬른 11기중 절반 가량이 가동을 중단했었으나 최근 잇따라 재가동에 돌입, 1~2기 정도를 제외한 킬른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며 “지난 설연휴에도 현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완전히 쉬지 못하고 교대근무를 하며 현장을 지켰을 정도”라고 밝혔다. 한일시멘트 역시 지난해말 단양공장의 킬른 6기중 3기 가량이 멈춰섰지만 설 연휴 이후 2월부터는 킬른 가동률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킬른 가동률 조절을 통해 재고물량을 적정 수준으로 맞춰온데다가 2월부터는 겨울철에 숨고르기를 했던 국내 건설현장들이 다시 본격 시공에 들어가게 된다는 분석에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건설경기 침체와 겨울철 비수기 진입에 따라 전체 킬른 가운데 절반을 세웠지만 봄철을 앞두고 건설현장에서 다시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돼 킬른 가동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동양시멘트의 경우 설 연휴기간중 속초 공장의 킬른 7기를 모두 가동 중단시키는 초유의 결단을 내릴 방침이었으나 계획을 수정해 전체 생산량의 50%를 생산하는 6~7호기는 연휴에도 가동을 계속했다. 동양시멘트 관계자는 “일시적인 재고 물량 조절을 위해 킬른을 모두 멈춰 세울 것을 검토했었지만 미국 등으로의 수출 수요가 늘고 있어 가장 큰 용량의 킬른인 6~7호기는 연휴기간에도 정상 가동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업계의 공장 가동율 저하는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수출 물량이 기대이상으로 늘고 있고, 내수도 예상보다 일찍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여 킬른을 잇달아 재가동시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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