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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투구 조짐 보이는 이통시장

LGT 총공세에 SKT 맞불 자제, KTF 관망속 대리점 자체단속 강화<br>SKT 가중처벌 우려, KTF-LGT 공조여부 관심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동통신 3사가 불공정 행위를지양해오면서 안정화 추세가 유지되던 이통시장이 연초부터 SK텔레콤[017670]에 대한 불법행위 주장이 제기되면서 술렁이고 있다. LG텔레콤[032640]은 SKT가 전국 단위에서 단말기보조금 등 불공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통신위원회에 시정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낸 데 이어 거증자료까지 제출하는 등 SKT에 대한 공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각 업체가 통신위에 경쟁업체의 불법행위 사례를 신고한 것은 비일비재했지만통신위조차 지난해 이통 3사 사장들의 합의에 따라 클린마케팅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던 상황에서 LGT가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LGT의 공세 배경= LGT가 최근 번호이동 문호를 개방한 지 나흘만에 통신위에SKT의 불법사례 신고서를 제출한 데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1년간 번호이동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가 최근들어 상당수의 가입자가 빠져나갔다고 해서 번호이동이 시작된 지 1주일도 안돼 통신위 뿐 아니라 신문 광고를통해 SKT에 공세를 취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LGT의 입장에서 볼 때 완전경쟁이 도입된 번호이동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지배적 사업자의 기세에 제동을 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기도하다. 번호이동이 적용된 지 닷새만에 SKT와 KTF로 가입자가 3만4천여명이 빠져나갔고휴일인 1-2일을 제외하면 평일에 하루 평균 9천명이 이탈한 셈이다. 지난해 1월과 7월에 SKT와 KTF에 순차적으로 번호이동성제가 적용되자 수일간통상 1만명꼴로 각사의 가입자가 빠져나간 것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3위 사업자인 LGT입장에서는 1, 2위 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 단말기보조금, 리베이트 등 각종 불법 마케팅이 판을 쳤던 지난해 1월과 7월과 비교해 비슷한 수의 가입자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시장이 클린마케팅 기조에서는 벗어났다는 게 LGT의 판단이다. 결국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확보한 600만 이상의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LGT로서는 번호이동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로의 쏠림 현상을 좌시할 수는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맞불작전 자제하는 SKT= 지배적 사업자인 SKT는 LGT의 공세에 대해 "경쟁상황이라지만 터무니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맞불작전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가입자 점유율 52.3%를 넘기지 않는 게 올해 목표인 데다가 LGT의 주장에 과민하게 대응했다가는 자칫 상황이 업체간 전방위 난타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업체간 헐뜯기로 인해 결국 40일 영업정지를 맞았던 SKT로서는 불법행위논란이 거세게 불거지면 지난해 5월 정보통신정책심의위운회 결정에 따라 가중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 또 자사로의 쏠림현상이 해가 지날수록 심화돼 올해 후발사업자들이 우월적 주파수인 800MHz대를 SKT가 독점하고 있는 현실의 부당성을 집중 부각시킬 움직임을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한 공개적으로 후발사업자와 정통부를 자극하지 않는게 전략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1-5일까지 KTF와 LGT로부터 총 이적가입자 7만3천59명 중 절반 이상인 3만7천17명을 빼앗아오는 등 괄목한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점도 SKT가 여유있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배경중의 하나다. ▲사태관망하는 KTF= 그동안 SKT에 맞서 LGT에 공조를 유지해온 KTF는 LGT의 SKT에 대한 공세에 동참하지 않고 사태를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F는 최근 5일간 SKT에 1만6천765명의 가입자가 넘어갔지만 LGT로부터 1만4천160명이 넘어오면서 결국 8천607명의 번호이동 순증을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법행위 논란이 불거져 자칫 당국의 제재가 가해지면 득이 될게 없다는 판단이 KTF가 LGT에 합세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로 보인다. 최근 SKT 뿐 아니라 KTF가 전산정지 및 수수료 환수 등 부당판매 대리점 자체단속 강화에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SKT로의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KTF가 LGT와 손을 맞잡고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총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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