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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는 무명 '오거스타 반란'
입력2000-04-07 00:00:00
수정
2000.04.07 00:00:00
김진영 기자
김성윤 3오버 우즈와 공동39위「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 될 때도 있다」.
올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첫 날, 오거스타 내셔널GC를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한 유명 프로골퍼들이 줄줄이 수모를 당한 가운데 이 코스를 처음 밟은 데니스 폴슨(38)이 단독선두에 오르며 이변을 일으켰다.
겁없는 한국의 아마추어 김성윤도 3오버파 75타로 선전, 공동 39위를 기록했다. 타이거 우즈와 같은 점수며 한국 골프계 사상 처음으로 마스터스 컷오프 통과의 가능성을 높인 성적이다.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 72·6,985야드)에서 개막된 이 대회 첫날 경기에서 폴슨은 4언더파 68타를 기록, 마지막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뒤처진 톰 레먼을 1타차로 제쳤다.
폴슨은 88년 프로로 전향했으나 주로 나이키 투어에서 활동했으며 94, 95년 에 이어 지난해부터 다시 정규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 나이키투어 우승이 최고 성적이며 정규투어에서는 지난해 뷰익인비테이셔널과 벨 캐나다오픈 2위가 최고성적. 지난해 상금랭킹은 27위였다. 전국 롱 드라이빙 콘테스트 우승 경력자답게 이날 경기에서 4개의 파 5홀에서 5언더파를 기록했다. 2번홀에서 이글을 기록한데 이어 나머지 3개의 파 5홀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폴슨의 장타실력이 2라운드 이후에도 계속 효과를 볼지는 의문이다. 경기후 우즈가 남긴 말처럼 결국은 「아는 것이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즈의 더블파=「최고의 골퍼」우즈는 이날 최악의 기록들을 냈다.
3오버파 75타는 최근 1년동안 기록한 것중 최악의 스코어, 3퍼팅도 2번이나 있었고 10번홀에서는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장 심한 것은 파3홀 트리플 보기, 즉 더블파다. 우즈가 트리플 보기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월드 골프챔피언십 마지막날 경기후 541홀 경기만에 처음이다.
아멘코너의 한복판인 12번홀(135야드), 우즈의 8번 아이언 샷은 그 스스로도 만족할만큼 잘 맞았다. 그러나 볼은 그린 앞에서 갑자기 불어 온 맞바람에 힘을 잃고 그만 「래이의 개울」속으로 사라졌다. 1벌타를 받고 다시 친 샷은 홀 3.6㎙에 떨어졌으나 평소같으면 단 한번에 홀인시켰을 그 거리에서 3번이나 퍼팅을 했다. 「번개처럼 빠른 그린」을 타고 볼이 이리저리 흘렀기 때문이다.
▥레먼의 18번홀 더블보기=17번홀까지 톰 레먼의 플레이는 흠잡을데 하나 없었다. 보기없이 5언더파, 정상급 기량에 노련미까지 묻어나는 그의 샷 솜씨는 페어웨이와 그린을 둘러싼 갤러리들의 환호와 갈채를 자아냈다. 누구나 그의 단독선두를 확신했던 그 순간, 18번홀(파4·405야드)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페어웨이를 향해 쭉쭉 뻗어가던 드라이버 샷이 그동안 피해왔던 바람을 한꺼번에 맞은듯 오른쪽 나무 숲으로 휘어졌다. 서드 샷만에 겨우 그린에 올렸지만 퍼팅을 3번이나 했고 결국 그렇게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노먼의 좌절=「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며 우승에 대한 결의를 내비쳤던 그레그 노먼은 마스터스 출전 20년 역사상 최악의 기억을 남기게 됐다. 무려 8언더파 80타, 오거스타 코스에서 기록한 최악의 스코어다. 우승은 커녕 컷 오프 탈락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스태들러의 쿼드러플 보기=82년 우승자인 「콧수염 사나이」크래이그 스태들러는 14번홀까지 3언더파로 잘 나갔다. 그러나 파 5의 15번홀에서 볼을 2번이나 워터해저드에 빠뜨리는 바람에 쿼더러플 보기(9타)를 기록, 추락하고 말았다.
▥기타=2번이나 US오픈에서 우승했던 어니 엘스 역시 14번홀까지 3언더파였지만 웨지로 구사한 어프로치 샷이 바로 앞 워터해저드에 빠진 탓에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이 대회 우승경력이 있는 세베 바예스테로스와 퍼지 젤러는 각각 81타, 82타를 기록했고 48년동안 이 대회에 출전한 더그 포드는 무려 94타를 치면서 기권을 선언했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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