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원장 이철)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그리고 세계에서는 2번째로 자신의 제대혈을 이용한 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했다. 이번 시술을 통해 새 생명을 되찾은 J군(35개월)은 2005년 8월 1개월간의 상기도 감염과 1주간의 발열로 입원, 골수검사를 받은 결과 재생 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박상규(소아혈액종양ㆍ사진) 교수는 보호자와의 상담을 통해 조혈모세포이식을 결정하게 됐으며 그 과정에서 J군이 출생당시 자신의 제대혈을 M사에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수술을 했다. 자신의 제대혈을 이용한 이식수술은 조직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골수공여자나 타인의 제대혈을 찾을 필요 없이 즉시 이식할 수 있으며 타인의 제대혈 또는 골수이식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없다. 그러나 J군처럼 자신의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는 희박하다. 대부분의 조혈모세포이식환자는 자신보다 타인의 제대혈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혈 기증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대부분의 제대혈이 버려져 조혈모세포이식을 필요로 하는 많은 환자들이 이식을 받기 위해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J군은 현재 이식에 따른 생착이 무사히 이뤄진 가운데 감염을 막기 위해 특수 병실인 무균실에서 백혈구를 포함한 혈액세포 수치의 증가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자신의 제대혈을 이용한 조혈모세포이식은 2001년 미국에서 처음 성공했으나 제대혈의 역사가 깊지 않은 국내에서는 박 교수팀에 의해 처음으로 시술이 이루어짐으로써 세계 2번째라는 쾌거를 달성하게 됐다. 박상규 교수는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주변에는 많은 아이들이 백혈병과 같은 치료가 힘든 각종 질병에 의해 소중한 생명을 빼앗기고 있는데 제대혈은 이러한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사회에 제대혈 기증문화 확산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대혈이식은 아직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0㎏ 미만의 환자에게만 시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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