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순매수세로 돌아서나.” 최근 3거래일 만에 외국인들이 금융주와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4,150억원을 순매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차익실현에 치중했던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변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대만ㆍ태국 등 다른 아시아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어 이 같은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 외국인의 매수기조 전환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지속적으로 차익을 실현하면서 동시에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를 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 11월에 순매수세 전환(?)=외국인은 최근 실적호전에 비해 주가가 조정을 받은 금융주를 중심으로 3일에는 IT주와 자동차주까지 순매수했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도 지난 1일 2.66%, 2일 1.63%, 3일 0.79% 오르며 1,218포인트에 달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한국과 대만ㆍ태국 등 아시아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및 인플레 우려 해소, 경제지표 호전, 유가안정에다가 국내 경기호전과 풍부한 국내 유동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9월14일부터 10월 말까지 3조7,000억원이나 순매도하며 대규모 차익을 실현한 것도 매도 압력을 약화시킨 요인이다. 박석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은 보통 12월이 휴가철이라 11월에 미리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이 강해 기조적인 매도를 중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98년 이후 지난해까지 외국인은 월별로 볼 때 11월에 이어 1월에 두 번째로 주식을 많이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순매수 기조 정착은 쉽지 않아=외국인의 보유지분이 여전히 41%나 되고 미국 금리인상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 코리아(Buy Korea)’로의 추세전환은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42.8%에서 지난달 말 40.34%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3일에는 41%까지 회복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 등 은행주의 외국인 비중이 높고 IT주에 대한 매수도 이이 모멘텀의 증가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외국인의 추세적인 매도세는 멈췄으나 미국 10년 국채물이 4.6%로 소폭 상승해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성진 현대증권 포트폴리오 팀장은 “당분간 현재의 비중을 유지하는 선에서 오른 종목은 팔고 떨어진 종목은 사는 동시에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앞으로 상당기간 추세적인 매도세를 보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들어 3월부터 10월까지 5조원 가까이 외국인이 순매도한 것은 한국과 미국 증시간의 수익률 차이 때문”이라며 “최근 미국 증시가 바닥에서 고개를 드는 국면이라 외국인 매도세가 멈췄지만 향후 몇 년에 걸쳐 외국인은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전망 긍정적=국내 경기회복과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이 매도세로 다시 돌아서지만 않는다면 향후 증시는 비교적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올 들어 외국인의 물량을 다 받아내고도 국내 증시는 크게 올랐다”며 “이미 증시가 다시 상승추세로 복귀해 탄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금융주와 코스닥 우량주에 대한 매수를 추천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신규자금 유입이 없어 탄력적인 지수 상승을 예상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아시아증시를 이끄는 일본증시가 상승추세라는 점에서 코스피지수는 1,100대 후반, 1,200대 후반대에서 움직일 것이고 금융ㆍ유통ㆍ인터넷 등 등 내수우량주와 IT주의 장 주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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