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다. 업종을 가릴 것 없이 대다수 종목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우려와 함께 의아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주가를 큰 폭으로 떨어뜨릴 만한 특별한 악재가 노출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지나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투매양상이 나타났지만 오히려 최근과 같은 조정 국면을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스피지수 가까스로 1,600포인트선 지켜=코스피지수는 28일 전일보다 39.82포인트(2.41%) 급락한 1,609.71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 넘게 급락한 것은 지난 10월5일(-2.29%) 이후 처음이다. 1,600포인트선 붕괴는 모면했지만 투자심리는 크게 훼손됐다. 증시 전문가들조차 이날의 주가 급락 원인을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하락 원인으로 ▦3ㆍ4분기 이후 어닝 모멘텀 둔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이 제시됐지만 모두 낯익은 이슈들로 새로울 것은 없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지수급락 원인을 찾느라 분주하지만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다"며 "어닝 모멘텀 둔화 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것들로 주가가 떨어지니까 다시 부각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달러 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도 대두=이런 상황에서 새로이 부각된 게 달러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다. 달러 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으로 꾸준히 들어오려면 ▦달러 약세 지속 ▦시장 변동성 축소 등이 필요하나 최근 시장여건이 바뀌자 외국인들이 달러회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날 2,745억원 순매도하며 지수급락을 주도했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및 시장변동성 최고치 기록 등으로 달러캐리 여건이 퇴색되고 있다"며 "지난 8~9월에 유입된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으로 달러자금이 주로 유입된 대형주들이 타격을 많이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캐리트레이드 청산 시기가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급락을 놓고 원인을 찾다 보니 그 중 하나로 캐리트레이드 청산 이슈가 불거졌을 뿐"이라며 "달러 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얘기하려면 우선 환율 급변이나 미국의 금리변동 움직임 등이 있어야 하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조정을 매수기회로 삼아야=전문가들은 최근의 조정국면을 매수기회로 활용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훼손되면서 적은 물량에 주가가 지나칠 정도로 하락한데다 지표 측면에서도 매수신호가 목격되기 때문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사례를 보면 코스피지수는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 PER는 10.79배 수준으로 매수구간에 진입한 상태"라며 "주가가 지나칠 정도로 하락한 만큼 매수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원 연구원도 "현재 제기되는 하락원인은 이미 여러 차례 등장했던 것들"이라며 "주가가 급락했다고 서둘러 매도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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